[In&Out]주택가 편의점 '아줌마 마케팅'

  • 입력 2002년 10월 23일 18시 05분


현재 한국에 있는 편의점 수는 몇 개일까요.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5060여개의 편의점이 있습니다. 도심 속 웬만큼 목 좋은 곳에는 모두 편의점이 들어섰다고 볼 수 있죠.

더 이상 노른자위 땅을 찾지 못하자 2000년 들어서는 편의점이 주택가로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말 3800여개 편의점 가운데 약 50%가 아파트나 주택을 끼고 있는 주택가에 들어섰습니다.

보통 20, 30대 직장인과 학생이 편의점의 주요고객이지만 주택가 편의점에서는 주부가 가장 중요한 손님입니다. 주부는 대체로 가격에 민감하죠. 이 점을 고려해 주택가 편의점들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생각해 냈습니다.

먼저 가격을 낮췄습니다. ‘LG25’는 주부들이 자주 찾는 300개 상품에 대해 가격을 내렸습니다. ‘훼미리마트’도 점포별로 잘 팔리는 품목을 정해 10% 내외로 할인해 판매합니다. 또 상품을 묶어 팔면서 가격을 낮춰주기도 합니다.

전략적으로 싸게 파는 상품도 생겼습니다. 주부들이 많이 사는 우유와 세제가 좋은 예입니다. 다른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이 조금이라도 더 싸면 주부들이 당장 발길을 끊기 때문입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곳보다 싸게 파는 거죠.

편의점 진열대 위의 상품 배열도 달라졌습니다. 도심형 편의점에서 보기 힘든 생필품이 주요 코너에 등장했죠. 특히 10㎏들이 쌀, 두부, 무 등과 같은 찬거리가 인기 있다고 하네요.

반응도 좋습니다. LG25가 1999년 주택가 편의점 6개를 선정, 1년간 시험운영을 해 보니 매출이 평균 30% 정도 늘었습니다. 현재는 80여개 주택가 편의점을 운영 중이고, 내년이면 100개 이상으로 늘린다고 합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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