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55, 63…캐주얼 의류 숫자의 비밀은?

  • 입력 2003년 3월 19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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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55, 63, 69, 76, 398…’ 난수표처럼 이어지는 숫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모두 캐주얼 의류 로고를 대신해 사용되는 숫자입니다. 왜 로고 대신 애매한 숫자를 이용하는지는 캐주얼 의류의 마케팅 원리를 이해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캐주얼 의류는 주로 영세한 중소기업이 경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금력이 달리다보니 TV나 신문에 광고하기는 어렵죠. 대신 10대 20대들에게 인기 높은 연예인을 후원해 자사 의류를 선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오락프로그램은 브랜드 로고를 모자이크 처리해 내보내죠. 캐주얼 의류 업체로서는 치명적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점점 숫자가 로고를 대신하게 됐습니다. 물론 숫자는 특별한 의미도 지녀야겠죠.

스포츠 브랜드 ‘이엑스아르(EXR)’는 조깅할 때 100m를 55초에 달리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뜻에서 55를, 헬스복 ‘레노마짐’은 처음 레노마 의류를 내놓은 연도 뒷자리를 따 63을 사용합니다.

캐주얼 브랜드 ‘스멕스’는 9번째 브랜드라는 의미에서 9를, 유행은 돌고 돈다는 의미에서 9를 뒤집은 6을 이용합니다.

최근 한창 뜨고 있는 감성 캐주얼 ‘콕스(C.O.A.X)’는 유럽에서 히피 문화가 처음 정착된 해인 1976년을 기념해 76을 사용한다는군요.

때로는 숫자를 가격과 연결짓기도 합니다. 의류 전문 홈쇼핑업체인 ‘코리아홈쇼핑’은 거의 모든 의류 제품을 3만9800원에 팝니다. 홈페이지 주소도 www.398.co.kr로 정했습니다. 제품 브랜드는 몰라도 가격 3만9800원을 은연중에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홍보 효과가 높다고 하네요.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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