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식품업체 '불량상품과 전쟁'

  • 입력 2003년 4월 16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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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은 소비자의 믿음을 제일로 칩니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는 무척 어렵지만 한번 실수하면 곧바로 회사의 운명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이쯤이면 식품업체들이 소비자 신뢰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짐작이 가시겠죠.

동양제과는 3월부터 ‘제품 암행어사’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사내(社內) 인트라넷에 ‘암행어사’ 방을 따로 만들고 불량 상품에 대한 신고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슈퍼마켓이나 할인점 등에서 불량품을 발견하면 제품 샘플을 ‘암행어사’ 담당자에게 보내거나 인트라넷에 문제점을 올립니다. 지금까지 30건 정도가 신고됐다고 합니다. 동양제과는 신고 건수에 따라서 포상금을 주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CJ는 사원과 가족이 자사 불량상품을 발견해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우리제품 돌보기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간 최고 실적을 올린 직원에게 100만원의 상금을 준다고 하네요.

빕스, 스카이락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체 CJ푸드빌은 매월 1차례씩 납품업체 사장들과 독특한 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납품업체의 불량상품을 한데 모아 전시하고 업체들이 다시 사가도록 한다고 합니다. 회의가 있는 날에는 회의장 주변에 상한 음식 냄새가 진동한다고 하네요. 회의가 끝나면 납품업체 사장들과 함께 아침식사까지 한대요. 한번이라도 소비자의 처지를 이해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말부터 에이스 등 과자 포장지에 쓰는 유통기한 숫자 크기를 2, 3배 정도 키웠습니다. 유통기한을 숨기지 않고 소비자에게 보다 잘 알려주기 위해서죠. 눈앞에 보이는 얄팍한 이익보다 소비자들의 믿음을 사기 위한 노력입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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