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늘면 사고도 증가합니다. CJ GLS가 지난해 만든 ‘택배 클레임집’을 보면 택배 회사의 애환을 알 수 있습니다.
남편 몰래 홈쇼핑에서 보석을 주문한 주부가 배달사원이 방문하는 바람에 보석 구입 사실이 들통 나 부부싸움까지 했다고 항의하거나 낮에 배달을 나갔다가 밤에 일하는 사람들의 단잠을 깨우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게 바로 내용물입니다. 지난해 국내 한 축산 관련 연구소가 품종을 개량한 황소의 정액을 택배를 이용해 보낸 적이 있는데 수해(水害) 때문에 3일 정도 배달이 늦어지면서 아까운 정액을 폐기처분했다고 합니다.
택배업체들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심야에 배달할 짐을 따로 분류한다고 합니다. 자동 분류기를 거쳐 나온 상자에서 갑자기 새끼 돼지가 튀어나와 작업장이 아수라장이 되거나 하얀 마네킹의 팔 다리 등이 튀어나와 직원들이 혼비백산하는 일이 잦다고 합니다.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습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현금이나 상품권 배달 주문도 들어온다고 합니다. ‘취급 주의. 상품권 100만원’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순진한’ 배달 의뢰부터 내용물을 밝히지 않고 보내는 사례까지 있다고 합니다.
CJ GLS 이동수 대리는 “현금, 상품권 등 귀중품이나 살아있는 동물 등은 택배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며 “배상 문제가 복잡하거나 배달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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