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백화점 '쿠폰 마케팅' 의 진실

  • 입력 2003년 6월 25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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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동안 백화점을 이용한 적이 없는데, 풍성한 쿠폰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고요?

백화점에서 ‘최후의 제안’을 한 것입니다. 만일 이 쿠폰으로도 백화점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 백화점은 당신을 고객 명단에서 뺄 겁니다.

백화점은 고객관계관리(CRM)를 이용해 타깃 마케팅을 합니다. 구매실적, 품목 등을 분석해 구미가 당길 만한 쿠폰이나 정보를 알려주죠. 이때 고객별로 사은품과 서비스가 달라집니다.

백화점별로 차이가 조금 있으나 보통 상위 20% 이상을 우량고객(VIP), 상위 21∼40%를 고정고객, 상위 41∼100%를 일반고객, 최근 3개월간 거래실적이 없는 고객을 휴면고객, 최근 6개월간 거래실적이 없는 고객을 이탈고객 등으로 분류합니다.

VIP는 많은 혜택을 받습니다. 각종 행사에 우선 초청되고, 장기 무료 주차권, 무료 피부 마사지권 등이 제공되죠. 또 간단한 음료가 준비된 전용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혜택을 받는 층이 역설적으로 이탈고객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불경기 때는 더욱 그렇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묵은 고객’을 ‘일구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 백화점은 이런 쿠폰을 9000명에게 보냈는데, 39%가 방문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탈고객에게는 사은품 교환 쿠폰 등을 보내어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대부분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욕실용품, 생활용품 등을 탈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을 찾지 않으면 그때부터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한때 이런 이탈고객 기준은 1년 이상 구매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죠. 최근에는 6개월까지 기간이 짧아졌습니다. 백화점 서비스를 받는데도 ‘모 아니면 도’인 셈이죠.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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