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를 잡으려면 계급도 명확하게 구별되어야겠지요. 일부 예외도 있지만 호텔 조리사는 고참일수록 긴 모자를 씁니다. 한때 서울 시내 호텔에 70cm에 이르는 모자까지 있었다고 하니, 키가 작은 분은 호텔 주방장을 노려볼 만합니다.
땀을 흡수하게끔 만든 머플러도 조리사의 계급을 보여줍니다. 서울프라자호텔은 흰색, 노란색, 분홍색, 청색 등 4가지 색상의 머플러를 이용합니다. 신참은 흰색을, 조리장은 청색 머플러를 사용하죠. 롯데호텔은 흰색 머플러에 파란 줄과 빨간 줄을 넣어 계급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모두 흰색 머플러였으나 10여년 전부터 멋을 내면서 색상이나 무늬가 들어갔습니다.
호텔 레스토랑이나 예약 창구에 근무하는 직원도 쉽게 직위의 높낮이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신참은 조끼만 입는 반면, 고참은 재킷까지 입습니다. 서울힐튼호텔은 입사 후 약 8년이 지날 때까지는 조끼를 입는다고 하네요. 반면 호텔 매니저는 관리자임을 표시하기 위해 유니폼 대신 양복을 입습니다.
백화점 직원의 유니폼은 호텔에 비해 색상이 어둡고 디자인이 단순한 편이죠. 호텔은 직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튀는’ 색상의 유니폼을 선호하지만, 백화점은 고객이 상품에 집중하도록 유도합니다. 백화점 유니폼은 검은색, 감청색 등 수수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고객 눈에 띄지 않도록 만들어지는 거죠.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