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중에서도 병아리와 큰 닭의 중간 정도인 영계를 최고로 칩니다. 육질이 연하다는 뜻인 ‘연계(軟鷄)’에서 나온 말인데요. 살코기가 부드러워 백숙 재료로 쓰입니다. 옛 어른들은 정월에 부화된 병아리를 6개월 정도 키워 영계백숙을 해먹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어떨까요. 잔인한 이야기지만 육계(肉鷄)용 닭의 생명은 한 달 정도에 불과합니다. 품종 개량과 사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육 기간이 3분의 1 정도로 줄었기 때문인데요. 보통 35∼38일 정도 키우면 700∼1500g 정도의 큰 닭이 된다고 합니다.
뚝배기에 쏙 들어가는 삼계탕용 닭은 더 어린 닭을 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삼계탕용 품종이 따로 있다고 하네요. 35∼38일간을 키워도 무게가 450∼600g에 불과하고 육질이 쫄깃쫄깃하다고 합니다.
일반 육계 중에서 몸집이 작은 허약한 닭이 삼계탕용으로 팔립니다. 고기 맛이 퍽퍽하지만 불행히도 그릇 속에 넣으면 삼계탕용 닭고기와 구별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닭고기는 적은 사료로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의 이기왕 마케팅 실장은 “닭은 1kg의 사료를 먹이면 0.9∼1kg의 고기가 나오기 때문에 사료 효율이 돼지고기나 쇠고기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말합니다. 참, 한국인은 닭다리를 먹어야 닭 한 마리를 먹었다고 느끼지만 일본과 미국에서는 닭 가슴살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닭 가슴살을 수출하고 미국 등지에서 닭다리를 수입한다고 하네요.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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