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든지, 아이스크림에서 나사못이 발견됐다든지 하는 소비자 불만이 가끔씩 식품업계의 고객상담실에 접수된다고 합니다. 흔치 않은 일이겠지만 빵을 맛있게 베어 물다가 벌레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식욕이 싹 달아나는 것은 물론 제조회사에 대한 분노가 생길 법합니다.
문제는 아무리 최신 공정을 도입하고 신경을 쓰더라도 이러한 불상사를 100% 막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유팩에 우유가 담겨진 뒤 팩 입구를 밀봉하기 직전에 벌레가 날아 들어간다면 어찌할 도리가 없겠죠.
제조과정이 아닌 유통과정에서 이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제품을 파는 가게의 온도와 습도가 높고,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면 벌레가 과자 봉지나 라면 봉지 등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노사갈등이 심할 때 만들어진 제품 속에서 나사못이나 머리카락, 심지어 치아까지 발견된 사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누군가 일부러 이물질을 집어넣었다는 얘기입니다.
식품업체들은 이물질이나 벌레가 발견됐다는 불만이 들어오면 직원을 해당 소비자에게 보내 사과하고, 같은 제품이나 자사의 다른 상품을 듬뿍 안겨 주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죠.
이 같은 약점을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최고로 치는 상품은 개봉하지 않은 제품에 벌레나 이물질이 들어 있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모 유업체는 입 막음조로 500만원을 주었다고 합니다. 식품업계는 상습적인 불만 제기자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습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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