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로 세수하고 양손에 스킨로션을 듬뿍 발라 터프하게 뺨 한번 철썩 치면 그만이던 한국 남성들이 피부 미백, 주름살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기능성 화장품에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업체들은 화장품에 대한 남성들의 심리적인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체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잡티를 가려주는 남성 컬러로션을 판매하는 소망화장품은 등하굣길에 학교 앞에서 남자 고교생들에게 샘플을 나눠줍니다. 고교생들이 여드름 등 피부 잡티에 민감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죠.
태평양과 한국화장품 등은 매년 여고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열던 미용강좌에 올해부터 남학생 대상 강좌를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LG생활건강은 서울 강남의 고급 와인바 레스토랑 등을 돌며 20, 30대 전문직 남성을 초대해 미용강좌를 여는 등 ‘남성 VIP’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행사에 정원의 10배 정도의 신청자가 몰려 주최측마저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태평양은 자사의 미용전문 인터넷 사이트에 남성의 피부 관리요령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아는 만큼 산다’는 것이죠. 태평양은 또 여성들이 남성 화장품의 70%를 구입한다는 점을 이용한 ‘우회 전략’도 세웠습니다. ‘헤라’와 ‘아이오페’ 등 여성 브랜드에 남성용 제품을 내놓고 여성들을 대상으로 남성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라미스는 남성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일정 한도가 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상품을 쓰도록 유도하는 ‘연착륙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백화점 매장은 어떨까요. 피부를 테스트해 처참한 피부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충격요법’이 남성들에게 ‘효과 만점’이라고 하네요.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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