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전문조사기관인 AC닐슨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커피믹스는 2003년 3500억원어치가 팔려 전년보다 27.3%나 늘었습니다. 티백 녹차 시장의 점유율 1위인 태평양 설록차는 지난해 803억원의 매출을 올려 2002년 대비 17%나 성장했다고 하네요. 커피믹스와 녹차는 1998년 이후 꾸준히 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시장의 급성장 이유로 사회, 문화적 생활 형태의 변화를 꼽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많은 기업체가 인력 구조조정을 해 커피 심부름을 하던 여직원들이 대폭 줄었고 이에 따라 직원들 스스로가 커피를 타 마시는 문화가 정착됐습니다.
또한 무한경쟁 시대가 되면서 예컨대 휴대전화 대리점 등 서비스 업종에서도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녹차도 비슷한 원인에다 웰빙 바람 덕도 많이 보고 있다고 하네요.
반면 정수기 업체는 커피믹스와 녹차 시장 성장의 1등 공신은 바로 정수기라고 주장합니다. 웅진코웨이개발이 1998년 렌털 판매한 정수기 대수는 4만1700여대. 그 뒤 99년 16만8800대, 2000년 32만1800대에 이어 2003년에는 36만800여대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즉 정수기가 보급되면서 어디서든 더운 물을 구해 커피믹스나 녹차를 타 마시기 쉬워져 매출이 늘어났다는 것이죠.
정수기 보급이 언뜻 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인스턴트 차나 커피 시장 성장에 영향을 줬다니 재미있지 않습니까.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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