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집값? "금리에 물어봐"

  • 입력 2002년 2월 27일 17시 11분


‘금리를 주목하라.’

올해는 어느 때보다 집값 향배를 점치기 어렵다.

연초부터 고강도 세무조사가 실시돼 서울 강남 주택시장은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매매가도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외곽지역 집값은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열기도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 선거와 월드컵 등 집값에 영향을 줄 만한 굵직한 외부 변수도 대기 중이다.

전문가들은 수급구조가 작년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무엇보다 금리 동향을 살필 것을 조언한다.

저금리 기조는 외환위기 이후 주택시장을 관통해 온 핵심동력. 경기회복과 함께 금리가 소폭 상승할 조짐인 만큼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서 금융상품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본보가 유니에셋과 공동으로 2월 18일부터 3일간 중개업자 128명과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이 같은 시각이 잘 드러난다.

중개업자 중 ‘상반기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56.2%, ‘현 시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40.6%로 집계됐다.

문제는 금리. 전체 응답자의 19.9%가 집값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금리변동’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높은 33.9%가 금리를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금리가 오르면 주택대출금 부담이 늘어 투자수요가 위축되는데다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서 금융상품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더라도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작년과 같은 주택경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반기 서울 집값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중개업자의 32.8%가 3∼5%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주택구입 시기에 대해서는 중개업자의 경우 여름 비수기를,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보라고 응답해 대조를 보였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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