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리츠상품 다시 뜨나?…업체들 사업성 보강

  • 입력 2002년 4월 22일 18시 24분


《‘다시 한번 날자.’ 지난해 7월 도입돼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분주하다. 참여 업체들이 공모에 다시 나서고 있고 정부도 규제를 완화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리츠가 부동산 재테크의 주요 투자상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리츠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부동산이나 주택저당증권(MBS) 등 부동산 금융상품에 투자한 뒤 수익이 발생하면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간접투자상품. 투자자는 투자 지분을 증권화해 주식시장에서 사고 팔 수도 있다.따라서 투자자는 투자상품의 운용수익과 함께 주식차익도 얻을 수 있다. 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CR리츠와 일반 부동산을 사들여 운용하는 일반리츠로 나뉜다.》

▽침체의 원인〓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CR리츠인 ‘코크랩 CR리츠’가 올 들어 처음으로 1일 주식을 공모했다. 청약경쟁률은 1.62 대 1. 산업은행을 비롯한 4개 은행과 3개 보험사 등 금융기관이 발기인으로 참가했다. 최소 5 대 1 의 경쟁률은 충분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에는 못 미치는 실적이다.

상장 1호인 ‘교보-메리츠 퍼스트 CR리츠’도 사정은 마찬가지. 상장 두 달이 지났지만 주가는 공모가(500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안정성과 높은 수익성을 내세웠던 리츠가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하기 어려운 사업계획.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다가구주택 임대사업 등 설득력 없는 수익성으로 사업계획을 내놓은 업체들이 부지기수”라며 “선발업체들이 시장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큰 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리츠에는 걸림돌이다.

강남대 김영곤 교수는 “미국 리츠를 분석한 결과 리츠지수와 다우지수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며 “안정성이 무기인 리츠는 증시 활황기에는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관의 활성화 노력〓재정경제부는 최근 리츠의 한 종류인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의 장기증권저축 편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그동안 증권업협회와 각 증권사들은 CR리츠가 법인세 감면혜택을 받기 때문에 이중 세제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장기증권저축으로 이 상품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막아왔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허용함으로써 장기증권저축을 CR리츠에 투자하면 투자금의 5.5∼7.5%만큼 세액공제를 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연 8%를 배당하는 CR리츠를 이 상품으로 투자한다면 실질수익률은 13.5∼15.7%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과 세제혜택을 바라는 투자자들이라면 CR리츠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건설교통부는 또 리츠 설립기준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중 최대 8개 리츠가 새로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리츠 회사들의 주식 공모 활동도 활발해진다.

일반리츠 중에서는 에이팩리츠가 이달 말 공모를 실시한다. 코리아리츠와 리츠뱅크 에스알리츠도 다음 달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할 계획. 한국토지신탁이 주도하는 K1CR리츠도 조만간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에스알리츠 전용수 사장은 “초기에는 공모 자체에 연연했지만 최근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구조를 짜는 데 업계가 전력을 다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활황의 조건〓리츠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업계는 물론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정부도 리츠시장의 초기 실패를 거울삼아 규제완화에 주력하고 있다.

건교부는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개정안은 당초 설립자본금의 30% 이상을 일반공모해야 한다는 리츠 상장요건을 완화해 30% 이상을 일반청약하고 10% 이상을 공모하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일반공모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리츠 설립이 쉬워진다.

발기인의 주식매각 규정도 완화될 전망. 당초에는 주식발행 후 1년 간 매각을 금지토록 했지만 발기인 중 경영진에 참여하거나 총자본금의 5% 이상 투자한 사람에게만 한정 적용돼 기관투자가의 참여 확대가 기대된다.

자산 처분도 ‘부동산 취득 후 3년 이내 처분금지(개발사업 제외)’에서 2년으로 완화된다. 전면 금지됐던 외부 차입 규제도 완화돼 국민주택기금 등 공공기금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자본 조달과 신속한 자산매입이 가능해진다.

또 법인세 감면을 위해 일반리츠를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설립할 수 있게 돼 세금감면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만기의 한시적 법인인 CR리츠를 1회에 한해 일반리츠로 전환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에스알리츠 전용수 사장은 “법인세 감면까지 허용된다면 리츠가 자리잡을 수 있는 토대는 대부분 마련된다”며 “언제 개정안이 시행되는 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당초 3월 입법 예고될 예정이었지만 부처간 협의 등 절차상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부동산투자회사(일반리츠)
회사대표자본금(억원)자산운용인력비고
한국토지신탁이동진18006인가
생보부동산신탁노희식1005인가
JW에셋이병철706인가
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케빈 정705인가
KORAMCO김대영705인가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회사대표자본금(억원)자산관리회사비고
교보-메리츠퍼스트유정봉840JW에셋본인가(상장)
코크렙 제1호산업은행1330KORAMCO예비인가
자료:건설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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