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모델하우스를 연 A사는 아직까지 전체 물량의 절반도 팔지 못했다. 인근에서 분양 중인 B사도 계약률이 30%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은 평촌이나 산본 등 다른 신도시, 안양 등 수도권 외곽, 서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부동산개발업체 ‘시드50’의 이승우 사장은 “서울에서도 강남의 테헤란로 주변 등 일부 지역에 선보이는 오피스텔만 관심을 끌 뿐 서울 변두리 지역의 분양 열기는 완전히 꺾였다”고 귀띔했다.
오피스텔 분양권값도 약세다. 작년 말 서울 강남구에서 분양된 C오피스텔 17평형은 프리미엄이 전혀 붙지 않은 채 시장에 나와 있지만 매물이 적체 상태다. 일반 아파트보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더욱 빠른 속도로 식고 있는데는 정부의 강력한 투기수요 차단 의지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서울시에 이어 건설교통부도 최근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자 선착순 분양에 이은 분양권 전매로 짭짤한 수익을 올려왔던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을 외면하게 된 것.
여기에 작년 이후 수도권에만 8만2000여실(그래프 참조) 이상의 오피스텔이 신규 분양돼 공급과잉 우려가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의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수요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없다는 것. 따라서 투자에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충고다.
부동산개발업체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은 “서울 강남과 강북의 역세권 지역에서 분양되는 오피스텔을 제외하곤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사장도 “하반기에 오피스텔 시장의 열기를 끌어올릴 만한 특별한 호재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분양되는 지역의 수급 상황과 발전 전망 등을 꼼꼼히 따져보며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개발업체 ‘솔렉스’의 장용성 실장은 “주변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과도하게 책정됐는지, 임대수요는 충분한지, 단지규모가 작아 관리비 부담이 크고 나중에 매매할 때 문제가 있을지 등을 두루 따져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