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현재 정부가 쏟아내는 대책만으로는 강남 집값 잡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강남 만한 곳이 없다는 게 근본 원인이다.
강남구에 살면서 얻을 수 있는 경제 사회 교육적인 혜택이 다른 곳보다 상대적인 우위를 갖는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강남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리 없다. 또 수요가 있는 한 집값 상승은 막을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 일부 전문가들은 “강남을 내버려 두라”고 말한다. 강남을 겨냥한 각종 안정대책이 오히려 주변 지역의 가격 상승을 불러오는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고삐를 늦추지 않을 태세다. 강남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이 주변부로도 확산되는 상황을 보고만 있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런데도 이런 논리에 강남 집값이 오르면 다른 서울 다른 지역과 인천 경기 등의 집값도 따라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현재 집값이 들먹거리는 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
주택은 1990년 이후 매년 60만 가구 이상 공급돼 왔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이 외환위기 이후 부도를 내거나 부동산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사업을 대폭 줄이면서 공급이 한때 연간 30만 가구를 밑돌기도 했다. 2000년까지도 40만가구 수준에 머물렀다. 그런 결과가 2000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올해 말부터는 공급 부족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공급 과잉 우려도 적지 않다.
게다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등 경제를 둘러싼 여러 여건도 그리 좋지 않다. 이는 곧 수요자들의 호주머니가 얇아진다는 의미다. 불요불급한 소비를 줄인다면 구입 비용 부담이 큰 주택이 ‘0순위’가 된다.
시장 활성화의 또 다른 요인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자금. 하지만 새 정부 들어서면 긴축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결국 자금이 줄고 금리는 오를 소지가 많다. 정부가 보다 긴 안목에서 부동산시장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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