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 부동산시장에는 ‘정부 정책을 거슬러야 돈을 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지난해 초부터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공공연히 발표했음에도 집값의 오름세가 꺾이질 않고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청약 과열기미 등이 계속되면서 생긴 말이다.
이를 믿는 투자 기대 심리가 확산되면서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집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부동산 관련대출이 27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56조원)보다 무려 15조5000억원(6%)이 늘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 2000년 말 모든 전문가들은 “2001년 주택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며 덤벼들자 시장은 최근 10년 사이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부르짖으며 지난해부터 쏟아낸 정책만 무려 20여개에 이른다. 올 들어서만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을 합쳐 11건이나 된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추가 대책을 쏟아 붓겠다는 게 정부의 각오다. 심지어 “1가구 1주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발언까지 할 정도다.
정부가 이처럼 집값 안정에 공을 들이는 것은 건설교통부가 4월 업무보고 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집값과 땅값 안정을 정권의 성패(成敗)의 잣대로 삼겠다”는 ‘특별한 당부’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현명한 투자자라면 지금부터라도 신중해져야 한다. ‘인생역전’을 꿈꾸며 은행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서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 ‘로또’는 1만원 정도 잃어버린 셈 치곤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은 최소한 수백만원 이상을 떼일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황재성 경제부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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