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이 시장을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가격변화의 최대변수라는 데 동의했다.
효과에 대해서는 재건축 가수요를 차단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안정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半)시장주의와 사회주의의 경계선상에 있는 극약 대책도 일부 있어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장성수 연구실장은 “주택거래신고제나 개발이익환수제 등의 여파로 가격이 당분간은 안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대부분 예고됐던 것이라 지난해 ‘10·29대책’처럼 충격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실장은 “특히 강남권 주택시장에는 ‘기본 수요’가 있기 때문에 단기 조정을 거쳐 상승국면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김희선 전무는 “주택거래신고제는 최소한 2∼3개월 가격상승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할 것이며, 가격하락폭이 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민섭 상무는 “개발이익환수제 도입은 재건축 수요를 상당히 억제해 시장을 장기간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임달호 대표는 “향후 부동산 대책들이 종합적으로 가동되면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을 전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향후 전망
곽창석 상무는 후분양제의 여파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공급 위축이 결국 수년 뒤 핵심지역 부동산 가격의 급상승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 상무는 “주택거래신고제는 얼핏 보면 좀 약해보이지만 사실 엄청난 조치”라며 “과세당국에 실거래가 데이터베이스가 쌓이고 개인정보가 축적되면 정부의 시장 장악력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무와 서춘수 팀장은 ‘분양가 원가공개’ 후폭풍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전무는 “분양가 거품이 재건축 단지 가격상승을 부추겼고, 이것이 다시 주변 아파트 단지에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인 만큼 가격상승의 ‘근원’이 차단되면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저금리와 모기지론이 사람들의 주택 구매심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 혼란기 투자는 어떻게
‘단기적으로 정부 집값 안정화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의견이 대세였으나 상가나 토지에 대해서는 ‘상품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아파트에 대해서는 지역과 연한, 입지여건에 따른 가격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임 대표는 “재건축 규제정책, 후분양제 방침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강남권의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끊길 것으로 본다”며 “수요 초과 현상에 따라 이 일대의 대규모 단지나 대형아파트의 분양권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점점 원자재 값이 오르는 것을 감안해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의 미분양아파트를 중도금 무이자 등의 혜택을 적극 이용해 구입해 두면 입주시점에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임 대표는 전망했다.
곽 상무는 “역세권에 입지가 양호한 상가가 유망할 것”이라며 “전매 제한이 없는 데다 아파트와 달리 현금 수입이 가능한 점 때문에 유동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곽 상무는 “아파텔의 경우 대단지를 이루고 편의시설이 내부에 들어설 수 있는 곳을 제외하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상가나 토지 가격의 상승이 예상되지만, 지역별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므로 무분별한 정보를 믿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자금이 장기간 묶이고 대출이자와 같은 금융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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