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모델하우스는 당첨자 발표 이후에나 문을 열어 공개할 예정이다. 수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가상 모델하우스만을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모델하우스를 찾았을 때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 ‘사이버 모델하우스’ 왜 도입됐나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판교신도시 등 ‘투기 과열지구 내 택지지구 등 건설교통부 장관이 지정하는 곳의 공동주택’에 분양하는 주택에 의무화됐다. 건교부는 청약 과열이 예상되는 곳에 모델하우스를 설치하면 일시에 많은 청약 인파가 몰리고 소위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이 기승을 부려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판교신도시에 아파트를 짓는 분양업체들은 이미 실제 모델하우스를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분양 전까지는 법으로 ‘사이버 모델하우스’만을 공개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모델하우스를 찍은 모습만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분양업체나 청약 접수기관(국민은행) 및 건교부 장관이 지정하는 홈페이지에 마련된다.
분양업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모델하우스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케이블 TV나 인터넷을 통해 공개할 수도 있다. 동영상 등 3차원 입체 사진은 의무 사항은 아니며 사업 주체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마련한다.
○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나
지난해 12월 건교부가 마련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그동안 업체가 홍보 및 분양 효과를 노려 자율적으로 만들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던 것과는 약간 다르다. 즉 △입주자 모집 공고내용 △단지 위치도 △배치도와 조감도 △가구별 평면도 △평형별 위치도 등은 물론 동별 입면도와 투시도 등도 추가된다.
특히 바닥이나 벽 천장에 들어가는 설비와 마감자재의 목록 및 자재별 사진,입주자가 추가 비용을 부담해 설치할 수 있는 선택(사양)품목 목록과 품목별 사진 등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또 각 선택품목의 이름과 규격 제조업체, 모델명, 가격 등 세부 내용도 담아 과장 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발코니 부분은 확장 전과 후의 평면도, 사진 등을 실어 입주 예정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업체들은 이런 내용을 디스켓 등에 담아 분양 전에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하며 아파트 준공 후 신고 내용과 비교해 차이가 있으면 시정 명령을 받게 된다. 아파트 당첨자들도 사이버 모델하우스에서 소개했던 내용과 실제 아파트에 적용된 마감재 등이 같은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문제점은 없나
판교신도시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다만 업계에서는 “청약 전에 모델하우스를 내놓지 않으면 업체 간 품질 경쟁이 가열되지 않아 마감재 등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마감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져 ‘사이버’로만 마감재를 본 입주자들이 계약 후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공개한 인터넷 홈페이지가 접속 과부하 등으로 먹통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접속 가능한 전산 서버의 용량과 회선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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