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아파트값 아직은 안개 속…실수요자의 눈을 갖자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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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부동산 시장 일기예보

‘재건축 대상 아파트―흐린 뒤 맑음.’

‘강북 재개발―맑음.’

‘토지―흐린 가운데 일부 지역 맑음.’

2008년 1월 현재 시점에서 예상되는 올해 부동산 시장의 분야별 기상도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로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많았지만 이 기대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방향을 잡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천명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4월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어 새 정부가 위험 요인이 많은 부동산 규제에 손을 많이 대기가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의 도움을 받아 올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 본다.

○ 재건축 아파트는 실수요 위주로

현 정부 내내 각종 규제에 억눌려 있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대선을 지나면서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듯한 조짐을 보였다. 실제 서울 강남권에서는 대선을 전후해 부동산중개업소에 나와 있던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呼價)가 수천만 원씩 오르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강남권의 민감한 흐름이 오히려 강남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이 당선인 측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재건축 용적률의 경우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이 당선인 측의 원칙에 따라 현재 건설교통부가 ‘재건축 부담금’ 등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과 관련된 규제 전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재건축 아파트는 단기적인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수요 위주로 매수하는 신중한 접근법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 재개발 유망하지만 걸림돌 유의해야

서울 강북 뉴타운 사업 등 도심 재개발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대안이라는 점에서 유망한 투자처로 꼽힌다. 특히 강북 뉴타운 사업은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 때 서울의 낙후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프로젝트여서 차기 정부에서는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지난해 서울 4차 뉴타운 지정을 보류했지만 올해에는 다시 지정할 가능성이 높아져 4차 뉴타운 후보지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북지역은 개발 호재(好材)가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재개발 지분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이 많다. 재개발 사업은 사업계획 발표부터 완료 때까지 길게는 10년 이상 걸린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오피스텔 임대와 단지 내 상가 주목할 만

오피스텔은 수요는 늘어나는 데 비해 공급은 충분치 않아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또 중소형 임대 수요가 계속 증가해 전세금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해부터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에 전매제한과 지역우선공급제가 적용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가는 잘 투자하면 현금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노후생활 대비용으로 인기가 높은 부동산이다. 반면 수요가 별로 없는 곳에 있는 상가를 얻으면 상가를 비워둘 수도 있기 때문에 입지와 상가 가격을 잘 따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가시장에 대해 지난해와 비슷한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깨어나는 토지시장

현재 토지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규제가 중첩돼 거래하기가 어렵고 차익이 나더라도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환수 당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올해에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라는 새 ‘화두(話頭)’가 던져져 잠자던 토지시장이 조금씩 깨어나는 분위기다. 한반도 대운하가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전국적인 범위에서 건설되는 데다 이 사업의 목적 중 하나도 내륙개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하의 효과가 터미널 주변 등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과 정부의 투기방지대책이 조만간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땅을 산다면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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