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 부회장을 만나기 전에 그의 이력을 훑어 보았습니다.
‘오메가’라는 시계제조회사를 1982년에 입사해 1년 만에 그만두고 최고(最古)의 역사를 지닌 명문 시계업체 ‘블랑팡’을 1983년에 인수했더군요. 그 회사를 잘 키워 1992년에 스와치그룹에 판 뒤 자신도 스와치그룹에 입사했습니다. 눈길이 간 부분은 그의 재산이 약 560억원 정도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방문 목적과 스와치그룹의 경영방향 등 공식적인 인터뷰를 먼저 끝냈습니다. 그 후 사담(私談)이라는 전제 아래 “어떻게 하면 560억원을 벌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조금 식상한 대답 2개와 의외의 대답 하나가 나왔습니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져야 한답니다. 자신은 시계가 너무나 좋았다고 합니다. 취미로 모으기도 하고, 시계를 직접 분해해 보기도 하고. 취미를 직업으로 하다보니 20년 동안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건강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건강이 최고라고 합니다. 자신이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것도 다 건강한 덕분이라고 하더군요(이상 2개 대답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사랑(love)’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세상에 사랑이 없으면 인간은 “물 밖에 나와있는 생선”이라고 말하더군요. 가장 소중했던 사랑은 부인인 산드라와 만나 같이 지냈던 모든 순간이라고 합니다. 그녀와의 만남은 하늘의 계시와 같은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하더군요.
부인이나 남편, 자녀, 연인, 한걸음 나아가 나보다 못한 ‘이웃’을 열심히 사랑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비버 부회장의 논리에 따르면 돈 벌기는 시간문제입니다.
박형준기자 lovesong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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