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차지완/사장님의 기발한 아이디어

  • 입력 2003년 1월 26일 18시 34분


‘어떻게 하면 직원으로부터 참신한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을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면 한 번쯤 고민했을 대목입니다. 최근 이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해결한 CEO를 만났습니다. 신훈(申勳) 금호산업(건설부문) 사장입니다.

“직원과 좀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사내 메일로 축하카드를 보냈어요. 그때 ‘당신의 기쁜 날, 회사 발전을 위해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죠.”

금호산업의 한 직원은 “생일카드를 받고 그토록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적은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다른 직원은 “생일 다가오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고 말하더군요.

신 사장의 생일카드 제안은 계속됐습니다. 다행히 사원들도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하기 시작했죠. 지난해 1월 79명을 대상으로 생일카드를 돌렸을 때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이 19명, 이중 경영에 채택된 것은 6건이었습니다. 11월에는 64명 가운데 43명이 제안했고 15건이 채택됐습니다.

이중 신 사장은 공사현장의 잔류 시멘트 처리에 관한 아이디어를 칭찬했습니다. 보통 공사현장에서 쓰다 남은 시멘트는 환경 폐기물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회사로서도 큰 낭비였죠.

이때 한 건설현장의 직원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남은 시멘트로 보도 블록을 만들어 현장 진입로를 정비하자는 것이었죠. 이후 금호산업의 공사장 진입로는 깨끗하게 정비됐습니다. 공사차량의 진출입이 쉬워져 공사기간도 단축되고 공사원가도 절감되는 효과를 거뒀다는군요.

신 사장은 참여율과 채택률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생일카드 제안에 참여한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인사에도 반영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최근 인사에서는 우수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승진한 사례도 있다는군요. 또 3개월마다 한 번씩 우수 아이디어에 대해 포상금을 지급한답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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