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이정은/‘매트릭스2’ 수혜株 옥석 가려야

  • 입력 2003년 5월 25일 17시 49분


코멘트
최근 증시에서는 영화 ‘매트릭스2’의 수혜주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1편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총알을 피하는 멋진 장면을 선보였던 매트릭스는 동호회와 마니아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연히 2편에 대한 기대감도 높죠.

이와 관련해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스타맥스라는 종목이 7일 연속 상한가를 쳤습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스타맥스의 주가는 2000년 11월 2만5000원으로 꼭지에 다다른 뒤 2년6개월 동안 값이 내린 주식입니다. 7일 연속 오른 23일 종가는 1000원.

올해 1·4분기 흑자전환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매트릭스2의 홈비디오, DVD의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그러나 대우증권 노미원 애널리스트는 “작은 재료나 기대감에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식들은 투자 추천을 안 한다”며 “스타맥스는 분석대상에서 제외된 종목”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디오 시장이 계속 위축되고 있어 스타맥스의 실적 개선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타맥스가 IHIC, 가오닉스 등으로 수차례 이름을 바꾸며 대표의 불법행위가 문제됐던 기업이라는 ‘과거’를 생각하면 조금 더 불안해집니다.

다음으로 거론되는 것이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 영화에 자사의 매트릭스폰을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 방식으로 넣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이를 사용합니다.

삼성전자는 매트릭스2에 대한 범세계적인 프로모션 권리를 따낸 상태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매트릭스와 관련한 각종 광고와 홍보물량이 많아지면 삼성계열의 홍보대행업체인 제일기획도 이익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를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그로웰메탈에 이르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이 회사의 리퀴드메탈 제품이 매트릭스폰 부품으로 사용됐다는 게 주가상승 기대요인입니다.

그러나 매트릭스폰은 수집가용 특별 한정판으로 미국에서만 소량 시판됐다니 막연한 기대감에 근거해 수혜주로 거론된 셈입니다. 그래도 아랑곳없이 주가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손해볼텐데’ 하는 걱정도 듭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