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엑 사장과 1시간 남짓 이야기하다 보니 한국의 보통 최고경영자(CEO)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그는 양손에 시계를 차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물어 봤더니 “처음 누군가를 만나 분위기가 어색할 때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답하더군요. 그러면서 “스와치그룹의 회장인 나의 아버지는 양손에 시계를 2개씩 찬다”며 소리 내 웃었습니다.
옷차림은 캐주얼 차림이었습니다. 면바지에 줄무늬가 들어간 남방을 입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한 다음에는 한국 지사 관계자들과 공식적인 미팅도 있었지만 캐주얼하게 옷을 입었더군요.
얼굴 표정은 참으로 풍부했습니다. 열심히 설명할 때는 두 눈을 똥그랗게 뜨는가 하면, 유머를 곁들일 때는 한없이 웃더군요. 손도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특정 내용을 강조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는가 하면, 좋은 질문이라고 말할 때는 저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습니다.
이처럼 대부분 외국 CEO들은 ‘친구’를 대하듯 인터뷰를 합니다. 반면 한국의 CEO들은 ‘근엄한’ 인터뷰가 대부분입니다. 몸짓과 얼굴표정은 진지하기 그지없습니다.
두 스타일 모두 일장일단이 있겠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스타일이 절충됐으면 합니다. 진지할 때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를 곁들이기도 하고….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인터뷰가 부드러워질까요.
유머 감각이 떨어지신다고요? 그렇다면 많이 웃으세요. 분위기가 한층 밝아집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던 맥킨지의 최정규 디렉터는 얼마 전 “기업이 경영난을 겪을수록 최고경영자는 웃어야 한다”고까지 말했답니다.
박형준 경제부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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