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30년 전에 비해 훨씬 잘 살게 된 지금, 우리는 과거보다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의외로 불행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욕심’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이런 말도 있지요. ‘많이 가진 자’가 아니라 ‘덜 갈구하는 자’가 진정한 부자다.
사실 빈곤은 문학 등에 그려진 것처럼 아름답지도, 낭만적이지도 않습니다. 특히 절대빈곤은 삶을 피폐하게 하고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절대빈곤 상태를 벗어나면 양상은 좀 복잡해집니다. 부와 행복지수가 단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에서 소득과 행복과의 관계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글을 읽고 무릎을 친 일이 있습니다.
저자는 영국 런던정경대 경제학과 리처드 라야드 교수입니다. 그에 따르면 사회가 전체적으로 부유해지면 사람들은 행복감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한답니다.
그는 이를 ‘익숙함’으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30년 전만 해도 ‘사치품’이었던 중앙난방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거지요.
둘째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소득을 다른 사람의 소득과 비교하는 성향이 있답니다. 최근 하버드대생을 대상으로 (1)다른 사람 10만달러, 당신 5만달러 연봉안과 (2)다른 사람 20만달러, 당신 10만달러 연봉안을 놓고 선택하게 했더니 대다수가 (1)을 택했답니다.
“당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그러면 행복을 느끼게 될거야”라는 어른들의 말이 옳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행복의 중요한 요소인 ‘여가’와 관한 내용입니다. 똑같은 학생들에게 (1)다른 사람 1주 휴가, 당신 2주 휴가와 (2)다른 사람 8주 휴가, 당신 4주 휴가 안 중에서 선택하라고 했더니 대부분이 (2)를 골랐답니다.
문제는 더 많이 벌기 위해 더 많이 일을 하다보면 여가시간이 적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에서는 소득과 여가를 트레이드-오프 관계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고 있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선택하고 계십니까?
공종식 경제부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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