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제가 최근 가 본 중국의 상하이(上海)와 쑤저우(蘇州)는 이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우선 ‘자본주의를 도입한 사회주의 국가’라는 말은 앞뒤가 바뀐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최근 50년 정도만 부분적으로 사회주의를 채택한 자본주의 국가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뜻입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인 사업가에 따르면 중국은 공산 정권이 들어선 1949년 이전에는 수천년 이상 자본주의 체제였습니다. 역대 왕조가 대부분 상업을 중시했고, 일반 국민들도 ‘돈 버는 일’에 골몰했다는 것이죠.
공산당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도 이런 전통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지주들의 기득권을 완전히 빼앗지 않고 일정 부분 인정하는 정책을 썼다는 것이죠. 돈을 좋아하는 중국인 특성상 완전한 공산주의를 적용하기 힘들다는 점을 중국 공산당이 인정한 셈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50년 이상 공산주의 체제여서 자본주의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고 보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 이 사업가의 주장이었습니다.
중국이 ‘한국을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는 이미지도 잘못된 것 같았습니다. 중국이 이미 한국을 따라 잡은 분야가 많기 때문이죠.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 능력이나 외자 유치액 , 자동차 생산량 등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현지에 진출한 또 다른 한국 기업인은 “한국이 지난해 유치한 외국 자본과 상하이시(市)가 끌어들인 외자 규모가 비슷할 것”이라며 “중국에는 상하이와 비슷한 규모의 경제권이 10개 이상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과 중국은 경쟁상대가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중국이 불황에 빠지면 전 세계가 영향을 받을 정도죠. 저만치 앞서 가고 있는 중국을 ‘한 수 아래’로 봤던 잘못된 시각이 좀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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