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시 사회과학탐구(홀수형) 38번 문항이었습니다. ‘정부 초강경 부동산 대책 발표’라는 제목과 내용을 신문기사처럼 구성해 보여주고, 정부 역할에 대한 토론에서 ‘시각이 다른 학생’을 고르라는 문제였습니다. 점수배점도 2점이나 돼 꽤 비중 높은 문제였습니다.
정답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라고 대답한 학생(3번)으로 보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정부 개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수능과 부동산시장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하나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수능시험이 어려우면 서울 강남 집값이 뛴다’는 속설(俗說)이 있습니다.
2001년 말 수능시험이 어렵게 출제되자 학원이 밀집해 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일반에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최근 5년간 수능점수와 집값의 관계를 분석해보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문제가 어려웠던 98년과 2001년 강남 집값은 수능이 치러진 뒤 한 달 만에 각각 4.4%와 3.0%가 올랐습니다. 지난해에도 4% 정도 뛰었습니다.
반면 시험이 쉬웠던 99년(2.3%)과 2000년(-1.2%)에는 집값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됐거나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6일 발표한 표본채점 결과를 보면 올해 시험은 지난해보다는 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문계의 평균 점수가 지난해보다 4.8점 정도 올랐습니다. 자연계와 예체능계는 각각 0.7점, 0.5점이 떨어졌지만 인문계의 상승폭보다는 훨씬 작습니다.
수능 난이도로 보면 강남 집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정부의 초강력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강남에 집중되고 있는 점이 훨씬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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