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화장품을 3300∼8900원에 판매하는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가격파괴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산 유명 브랜드는 7만∼8만원, 수입 화장품은 10만원을 넘게 받는 미백(美白) 기능성 화장품을 개당 8900원에 판매하니까요.
미샤의 화장품 용기는 대부분 단순한 모양의 플라스틱입니다. 수작업으로 일일이 포장해야 하는 종이상자도 쓰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산단가를 3분의 1 정도로 낮췄다고 합니다.
화장품 원가의 2, 3배 정도인 홍보 마케팅 비용도 최대한 줄이고, 공장에서 매장으로 상품을 직접 공급하는 식으로 유통경로를 단축시켰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의문이 남습니다. ‘비싸야 잘 팔린다’는 게 화장품 시장에 통하는 상식입니다.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미샤는 고객의 불신을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미샤의 대안은 온라인 마니아 고객을 이용한 프로슈머 마케팅입니다. 미샤는 2000년 여성 포털사이트 뷰티넷에서 회원에게 주는 경품 화장품으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경품 배송비로 받았던 3300원이 지금은 일부 제품의 가격이 됐습니다.
미샤는 100만명에 이르는 뷰티넷 회원들의 아이디어로 신제품을 개발합니다. 하루에도 60∼70건의 고객 아이디어가 올라온다고 합니다. 가격도 이들 회원에게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 식이죠. 단순한 ‘싸구려’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값싼 제품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고객과 인터넷에서 상호작용을 하면서 홍보가 따로 필요 없는 마니아 고객이 저절로 생겼습니다. 2000년 오프라인 매장을 연 뒤에도 이 방식을 고집해 현재 매장을 42개까지 늘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미샤의 성공 비결로 ‘가격’보다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마케팅 전략’을 꼽습니다.
박용 경제부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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