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금융회사 가운데 누가 첫 지점을 설치하느냐도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가장 적극적입니다. 두 은행 모두 개성공단에 지점을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두 은행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점 설치에 접근해 왔습니다. 우리은행은 활발한 남북 교류 활동을 통해 직접적인 채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하나은행은 중국 진출과 북한 진출을 연계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남북한 체육행사 등 다양한 사회 문화적 교류 활동을 후원해 북측에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2002년 10월에는 부행장 등 3명이 신의주 행정특구 장관으로 임명된 홍콩 어우야(歐亞)그룹 양빈(楊斌) 회장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대북 화해 협력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가 우리금융그룹 전체 지분의 86.8%를 가진 대주주라는 점도 우리은행에 유리한 조건입니다.
하나은행은 올해 4월 중국 최대의 시중은행인 궁상(工商)은행과 전략적 제휴 협정을 맺는 등 중국 시장 진출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김승유(金勝猷) 하나은행장은 “궁상은행과 함께 개성공단 등 북한 현지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행장은 또 “북한 경제인들이 시장과 경제 개발에 대한 한국의 경험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국과 함께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은행 모두 가까운 미래에 남북 경협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 진출은 돈도 되고 보람도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두 맞수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길 기대합니다.
신석호 경제부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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