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여사님’들은 친절한 웃는 얼굴 못지않은 끈끈한 조직력으로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십시일반(十匙一飯)’이 있습니다.
가령 재건축에 들어가는 아파트의 경우 많게는 수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한번에 이동합니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는 하루 아침에 고객을 잃고 빈털터리가 되는 셈이죠.
이때 인근지역 ‘야쿠르트 여사님’들이 자신의 고객을 ‘십시일반’합니다. 각각 100가구에 야쿠르트를 전하는 아주머니 10명이 10가구씩만 떼어 고객을 잃은 분에게 소개해 주면 재건축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재건축이 끝나고 새 단지에 더 많은 인구가 생기면 전에 신세를 진 분이 반대로 보답하기도 합니다.
할인점에도 ‘여사님’이 많습니다. 계산을 담당하거나 상품을 정리하고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아주머니 모두가 여사님이죠.
할인점 업계에서 여사님 호칭은 1999년 신세계이마트가 ‘윤리경영’ 방침을 내세우면서 ‘소시지 아줌마’ ‘라면 아줌마’를 모두 ‘여사님’으로 바꿔 부른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다른 할인점까지 확대됐습니다.
할인점 여사님 중에서도 계산을 맡는 ‘계산대 여사님’은 전문직으로 통합니다. 평소보다 손님이 5배 이상 몰리는 개장행사 기간에 좋은 입소문을 내려면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 여사님’의 숙달된 계산능력이 필수적이니까요. 그래서 할인점이 새로 문을 열면 계열사 할인점의 다른 점포에서는 ‘여사님 원정대’를 만들어 보내올 정도죠.
롯데마트 롯데월드점 박경인씨는 “나이가 많은 분들은 아무리 바쁜 때도 손님들에게 웃음을 잃지 않는다”며 “실랑이가 생겨도 어린 직원보다 손님들에게 더 신뢰를 준다”고 귀띔했습니다.
‘계산대 여사님’이란 호칭이 다소 생소하더라도 해당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로 돌아간다면 할인점에서 들리는 “여사님” 호칭에 놀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김상훈 경제부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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