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이마트를 바탕으로 유통 왕좌를 노리는 신세계는 이번 입찰에서 경쟁사를 완전히 따돌리고 단독 입찰에 성공했습니다. 그 내막은 다음과 같습니다. 애초에 부산시는 롯데가 이 쇼핑센터의 부지를 낙찰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습니다. 롯데는 바로 이 부지 앞에 3450평의 부지를 이미 매입했고 사업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표시를 계속 해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대나 신세계는 막판까지 이 부지에 대한 관심을 전혀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부산시 입장에서는 당연히 롯데가 단독 입찰해 사업권을 따낼 것으로 볼 수밖에요. 그런데 입찰 마감일에는 예상과 전혀 다른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롯데는 입찰 신청서를 아예 내지도 않은 반면 신세계는 마감을 5분 앞두고 잽싸게 입찰 신청서를 냈다는 겁니다. 뒤늦게 이를 전해들은 롯데는 지금이라도 값을 더 높게 해 응찰하면 안되겠느냐고 물었다는 후문입니다. 처음에 단독입찰을 확신했던 롯데로서는 ‘유찰 뒤 재입찰에 들어가면 더 싸게 사겠다’는 판단을 했겠지요.
신세계는 부지 매입에 1330억원을, 센터 개발에만 총 6000억∼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이처럼 돈을 써도 될까요? 신세계 기획담당 박주형 상무는 이렇게 답합니다.
“해운대 일대는 부산의 최고급 상권이다. 몇 년 안에 50층 안팎의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초대형 쇼핑몰 예정 구역 안에만 해도 51층짜리 아파트 20개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은 또 ‘부산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소비력이 좋은 곳이다. 내년 11월에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린다. 그때까지 부산에는 테마공원도 완공되고 도로 기반시설은 지금보다 몇 배는 훌륭해질 것이다. 그야말로 모든 조건이 완벽하다.”
하임숙 경제부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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