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해봅시다]임내규 차관 vs 윤윤수 휠라코리아사장

  • 입력 2002년 9월 29일 17시 13분


산업자원부의 임내규차관(왼쪽)과 스포츠용품 전문업체인 휠라코리아의 윤윤수 사장. 임 차관이 '외국 자본이 투자를 꺼리는 나라엔 미래가 없다'고 말하자 윤사장이 '내외국인 할 것이 없이 기업하기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며 맞장구 쳤다.
산업자원부의 임내규차관(왼쪽)과 스포츠용품 전문업체인 휠라코리아의 윤윤수 사장. 임 차관이 '외국 자본이 투자를 꺼리는 나라엔 미래가 없다'고 말하자 윤사장이 '내외국인 할 것이 없이 기업하기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며 맞장구 쳤다.
【“경제특구를 만들어 외국기업에만 이런 저런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특혜 논란이 일 수도 있어. 특구라고 특정지역만 지정하면 지역격차 문제도 불거질 수 있지.”(휠라코리아 윤윤수·윤윤수 사장)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62년 이후 97년까지 들어온 외자가 246억달러인데 98년 이후에만 520억달러가 들어왔어. 외환위기 이후 투자유치를 위한 제도나 환경이 많이 나아졌지. 하지만 아시아에서 한국의 투자환경이 제일 좋다는 믿음은 아직 안 서 있어. 경제특구 구상은 그래서 나온 거야. 특구에서는 세제혜택은 물론 금융 교육 병원 언어 등 생활환경 등 여러 조건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산업자원부 임내규·임래규 차관)】

“경제특구를 만들어 외국기업에게만 이런 저런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특혜 논란이 일 수도 있어. 특구라고 특정지역만 지정하면 지역격차 문제도 불거질 수 있지.”(휠라코리아 윤윤수·尹潤洙 사장)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62년 이후 97년까지 들어온 외자가 246억달러인데 98년 이후에만 520억 달러가 들어왔어. 외환위기 이후 투자유치를 위한 제도나 환경이 많이 나아졌지. 하지만 아시아에서 한국의 투자환경이 제일 좋다는 믿음은 아직 안 서 있어. 경제특구 구상은 그래서 나온 거야. 특구에서는 세제혜택은 물론 금융 교육 병원 언어 등 생활환경 등 여러 조건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산업자원부 임내규·林來圭 차관)

지난해 33억원의 연봉을 받아 ‘우리나라 최고의 월급쟁이’라는 별명이 붙어 다니는 윤 사장과 72년 행정고시(11회)에 합격한 후 올 2월 30년만에 차관에 오른 임 차관.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휠라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내 “외국인이 투자를 꺼리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윤 사장은 “정부의 외자유치 노력은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 보다 과감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외국기업은 들어오고 한국기업은 떠난다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부연했다.

두 사람은 서울고 동창이지만 대학 진학 후 연락이 끊어졌다. 80년대 초반 다시 만난 후부터는 사업가와 관료로서 항상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상대로 ‘늦깎이 우정’을 20여년 나누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이탈리아 휠라사의 100%출자로 세워진 기업이지만 외국기업이라는 생각이 별로 안 들어. 임직원 협력업체 등이 한국인일 뿐만 아니라 현지문화에 매우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야. 또 외국기업 투자 유치의 핵심은 노사문제인데 휠라코리아는 노사문제가 없어.” (임 차관)

“임 차관이 지적했지만 한국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투자유치의 가장 큰 약점이야. 고용은 마음대로 하지만 해고는 못 하지. 그러니까 사람이 더 필요해도 웬만하면 그냥 버티게 돼. 결과적으로 이는 전체 고용량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와. 휠라코리아의 경우 노사관계가 원만한 것은 회사 경영에 관해 사장과 직원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지.”(윤 사장)

“노사가 경영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투명한 경영을 하며 성과에 대해서 공정하게 배분하는 원칙을 지키면 노동문제가 생길 수 없어. 경영투명성은 중소기업 CEO들이 특히 유념해야 할 대목이야.”(임 차관)

임 차관은 “투명 윤리 경영은 도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경영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며 “지식과 정보가 공유되면 소속감도 심화되고 업무효율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화제가 노사문제에서 투명성 문제로 넘어가자 임 차관이 농을 건넸다.

“윤 사장은 ‘내가 연봉 18억원을 받는 이유’(96년)라는 책을 써 많은 샐러리맨의 기를 죽이고 있어.(웃음) 그러나 책을 보면 세금을 얼마 내고 자선단체에 얼마 기부하고 등이 자세히 나와 있어 투명경영 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지.”(임 차관)

“투명 윤리경영은 작은 데서 시작돼. 공과 사를 구분하는 거지. 나는 업무용과 개인용 등 계좌 둘을 비서에게 맡기고 용도에 따라 따로 쓰도록 하고 있어.”(윤 사장)

한국의 조세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윤 사장은 “세법 내용이 모호한 것이 많다. 법이 더 구체적으로 되어 있어 예측가능해야한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한국은 모법이 아닌 하위 규정에 세금 부담을 결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해방둥이로 50대 후반인 그들은 화제를 건강관리로 옮겼다.

젊은 시절 두주(斗酒)도 마다 않던 윤 사장은 32년째 피워오던 담배를 99년에 끊고 술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했다.

두어달전 건강검진을 받은 후 담배를 끊은 임 차관은 “담배를 끊은 후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이 좋아졌다고 해서 금연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즐거워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화제가 이어졌다.

“일하면서 사는 사람은 일을 멈추면 건강이 나빠지기 때문에 언제 일을 멈춘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윤 사장)

“공무원이 된 후 늘 ‘내가 장관이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려 애썼어. 앞으로는 ‘스스로 찾아 하는’ 일을 더 많이 할 생각이야.”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임내규 차관

△1945년 광주(光州) 출생

△서울고(16회), 서울대 사회학과,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석사)

△1972년 11회 행정고시 합격 △통상산업부 중소기업국장 기초공업국장

△산업자원부 자본재산업국장 무역조사실장

△2000년 8월∼2002년 2월 특허청장 △2002년 2월 산자부 차관

△저서 및 상훈 ‘사람이 품질을 만든다’, 옥조근정훈장(1977년)

◆윤윤수 사장 약력

△1945년 경기 화성시 출생

△서울고(16회)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66학번)

△1975∼1981 외국계 무역회사 JC페니 근무

△1981∼84 ㈜화승(수출이사) △1984 대운무역 사장

△1985∼ 케어라인 대표이사 △1991∼ 휠라코리아 대표이사

△저서:‘내가 연봉 18억원을 받는 이유’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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