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증시 안정기금 투입소식에 반등

  • 입력 2002년 10월 1일 18시 05분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懷疑) 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서 성숙해 행복감 속에서 사라진다’는 월가의 투자 격언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 때다.

한국 증시는 9·11 테러와 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로 모두가 공포에 떨던 지난해 9월말 큰 상승장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지수가 940을 뚫으며 ‘지수 네자리 시대’가 곧 올 것처럼 들떠 있던 올해 4월 추락하기 시작했다.

많은 투자자가 비관론에 빠진 요즘, 여의도에서는 언제부터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할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비관 속에서 자라날 강세장을 미리 예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주가가 한참은 더 떨어져야 바닥을 볼 수 있다”는 비관론이 맞선다.

10월의 첫날,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조금이나마 오르면서 한 달을 시작했다. 종합주가지수는 5.71포인트 오른 652.13, 코스닥지수는 0.82포인트 오른 47.5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8일 동안의 긴 하락세를 벗어난 오랜만의 반등.

전날 미국 증시가 또다시 급락한 탓에 두 시장 모두 오전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오후 들어 정부가 증시 안정기금 투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을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증시 반등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는 이날도 거래소에서 1611억원, 코스닥에서 7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한국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이들이 올 들어 팔아치운 한국 주식은 무려 5조원이 넘는다.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은 1월을 빼고 매월 주식을 팔았다. 이 때문인지 1일 주가가 올랐는 데도 여의도에서는 “바닥의 희망이 보인다”는 의견보다 “아직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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