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내증시에서 상한가 종목 수는 하한가 종목 수와 똑같은 29개였다. 요즘 같은 약세장에서도 상한가 종목은 꾸준히 나온다. 썰렁한 증시 한쪽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작은 랠리가 개미투자자들을 증시에 붙잡아 매는 한 요인이다.
자기가 갖고 있는 한두개 혹은 두어개 종목에서 화끈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대부분 개미들에게 종합주가지수나 코스닥지수의 등락 자체는 큰 관심사가 아닐는지 모른다.
개미들이 노리는 이런 상한가 종목들을 잡기는 매우 어렵다. 약세장 상한가 종목들은 대개 연속이나 누적 횟수가 적고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증시가 ‘고래종목’과 ‘새우종목’으로 양분돼 있고 고래종목의 콧김 하나로 주가가 들썩거리는 구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고래종목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할 만한 종목들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고 대박종목 찍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종합주가지수가 미국 증시 급락의 여파로 11개월만에 630선이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거래소 거래대금은 1조5077억원으로 2001년 11월 2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에서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며 코스닥지수가 46선으로 밀려났다.
최근 증시는 하루가 다르게 이런저런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사실 장(場)의 성격은 바뀌지 않고 있다. 미국 증시 등락에 따라 하릴없이 휘둘리는 이 같은 ‘노예장세’에서 관전포인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7일 외국인의 핫 이슈는 단연 은행주였다. 국민은행 조흥은행에 대해서는 ‘팔자’가, 한미 우리금융 하나 등 그동안 소외돼온 은행주에 대해서는 ‘사자’ 주문이 쏟아졌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가계대출 부실 우려와 은행주 저평가에 대한 엇갈리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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