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스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인지 올 시즌 수원의 홈경기 승률은 76.3%. 14개 구단 중 단연 최고다. 정규리그 1위 성남 일화(69.2%)보다 높다.
이날 포항 스틸러스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도 수원구장엔 3만3824명이 들어찼고 물론 대다수는 수원 팬이었다.
하지만 ‘공룡 서포터스’에 맞선 포항 구단의 ‘소수 정예’ 응원단도 만만치 않은 응원전을 펼쳤다. 붉은 유니폼으로 통일한 400여 명의 포항 원정 응원단은 경기 시작 전 ‘족보 없는 축구는 가라’ ‘축구는 전쟁이다 반드시 이겨라’ 등 다양한 문구의 플래카드를 동원해 기싸움을 펼쳤다. ‘음주 파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수원 골키퍼 이운재도 도마에 올렸다. ‘운재야 술값은 누가 냈노?’라는 자극적인 문구였다. 이 플래카드는 경비요원들과의 실랑이 끝에 철거됐다.
경기 중에도 포항 팬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수원 팬들의 응원 속에 묻혀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목이 쉬도록 함성을 질러댔다.
양팀의 응원 양상은 양팀의 현실과도 닮았다.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수원과 상대적으로 ‘무명’ 선수들로 이뤄진 포항. 포항은 2004년 챔피언결정전과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바로 이곳에서 잇달아 패배를 맛봤다. 그러나 이날의 승리는 포항의 몫이었다.
수원=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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