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임직원들은 마땅한 상대자가 없어 매각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채권단이 6조1000억원의 빚 가운데 2조원 정도를 출자전환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면 금융부담이 크게 줄어 숨통이 틘다.
▽정상화 꿈 버리지 않아〓최악의 상황은 채권단 내부의 갈등으로 출자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것. 막대한 이자를 부담하며 불황을 이겨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이닉스는 경영 정상화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이닉스가 올해 초 개발한 ‘블루 칩’과 11월부터 양산체제에 투입되는 ‘프라임 칩’은 다른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을 놀라게 한 기술.
하이닉스 메모리연구소의 위보령 책임연구원은 “회로선폭 0.18㎛이던 2년 전의 장비로 새로운 설비투자 없이 0.15㎛ 제품을 만드는 것이 블루 칩, 0.13㎛ 제품을 만드는 것이 ‘프라임 칩’ 기술이며 각각 30∼40%의 원가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설비투자가 필수적이라는 반도체 사업의 상식을 깨고 찾아낸 ‘생존 기술’인 셈이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1위 삼성전자 이외에는 혼전 상태.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원가를 유지해 1년 이상 살아남으면 유리한 시장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게 하이닉스측의 기대다.
▽생산직원도 경영자 마인드 가져〓경기 이천시 하이닉스반도체 공장에서 만난 이성희(李聖熙) 공정기술 팀장은 “세계 반도체업계 ‘서바이벌게임’이 막바지 단계로 들어섰다”면서 “2년 이상 어려움을 참아왔는데 1년 정도 더 못 버티겠느냐”고 반문했다.
30여명의 여직원을 이끄는 현장조장 윤자심(尹子心·33·여)씨는 오랜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직 여직원 하나하나가 ‘경영자적 마인드’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윤 조장은 “이 웨이퍼는 저 웨이퍼보다 더 ‘돈이 남는’ 제품이니까 제대로, 더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식의 사고가 바로 하이닉스의 최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이천〓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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