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냐 플래시메모리냐?
디지털컨버전스 시대의 핵심 저장장치 자리를 놓고 하드디스크와 플래시메모리의 주도권 다툼이 일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정보가전 분야에서 데이터저장(NAND)형 플래시메모리의 활용이 크게 늘면서 저장장치의 대명사로 군림해온 하드디스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디스크 진영도 DVD 및 MP3 플레이어, 오디오, 게임기 등 정보가전 분야로 시장을 넓히고 있어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저장장치 시대 열렸다〓1기가(GB) 플래시메모리 저장장치가 시장에 나와조만간 수십기가급 제품의 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돼 온 가격도 크게 내려 대중화 전망이 밝아졌다.
특히 USB 플래시드라이브는 PC의 USB 포트에 연결해 데이터파일을 저장하고 간편히 휴대할 수 있어 대용량 휴대용 저장매체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술표준 경쟁도 치열해 샌디스크의 콤팩트플래시와 소니와 삼성전자의 메모리디스크를 비롯해 스마트미디어, 시큐어디지털(SD), 멀티미디어카드 등이 업계 표준을 놓고 경합하고 있다.
▽하드디스크의 변신〓하드디스크 업체들은 홈서버, 개인용디지털레코더(PVR), 셋톱박스, 게임기, 오디오 등 새로운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업체들은 하드디스크 내장형 정보가전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소니도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게임기를 선보일 예정.
더 빠르고 작은 대용량 제품 개발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IBM은 1인치 크기의 마이크로드라이브를 앞세워 휴대용 디스크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도시바는 PC카드 슬롯에 꽂아 쓰는 1.8인치 크기의 모바일 하드디스크를 내놓았다.
▽향후 전망〓미국의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전 세계 PC용 하드디스크 판매대수는 전년도 2억대에서 1억9600만대로 줄었지만 PC 이외의 분야의 하드디스크 판매대수는 2억1300만대에서 3억5200만대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 세미코리서치는 또 플래시메모리를 활용한 USB드라이브의 2006년 세계 시장 규모는 3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이와 관련해 “휴대용 저장장치의 활용이 늘어나 1∼2년 뒤에는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까지 플래시메모리나 하드디스크 모두 시장 전망이 밝아 어느 한쪽의 승리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차세대 저장장치의 주도권 향방은 디지털가전과 휴대용 정보기기 등 새로운 정보기기 시장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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