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회사의 기술력과 이미지를 좌우하는 대형차가 없다는 점은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GM대우차는 제너럴모터스(GM) 호주법인 홀덴(GM대우차의 최대 주주)으로부터 배기량 3800㏄급 대형차 ‘스테이츠맨’의 플랫폼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엔진을 3000㏄급 정도로 개량하고 디자인과 차체 구조를 바꿔야 해 2004년에나 국내에 선보일 전망이다.
이 과도기에 GM대우 고객들의 대형차 수요를 흡수할 모델이 바로 L6 매그너스 2.5이다.
그런 만큼 GM대우는 올해 3월 나온 L6 매그너스 2.0에 2500㏄ 엔진을 얹는 것 이상으로 이 모델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차 외관을 직접 보니 세로줄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대형차 분위기를 낸 것 외엔 별다른 디자인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예전 매그너스의 역동성이 다소 줄어든 느낌.
실내는 미국산 소가죽 시트와 대시보드를 검정색으로 통일하고 계기반과 중앙 조작기기를 짙은 나무색으로 덮었지만 2500㏄급 자동차 고객들에게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순 없다.
동급 최초의 사이드 에어백, 운전대에 붙은 핸즈프리, 180W의 외장 분리형 스피커 앰프, 후진할 때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조정되는 장치 등 편의장치는 대폭 늘어났다.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은 직렬 6기통 엔진을 가동시키면서 순식간에 날아갔다. 이 알루미늄 소재 엔진은 현대 그랜저XG R25나 르노삼성 SM525V보다 차체를 25∼55㎏ 더 가볍게 만들었고 최대토크는 2.0㎏·m가량 더 높였다.
이런 장점은 서울 광화문에서 양재동까지 가는 도심주행에서 유럽차에서나 느낄 수 있는 날렵한 순간 가속력, 직진 및 추월 능력으로 나타났다. 경쟁차보다 15마력가량 낮은 최고출력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며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아봤다. 직렬 6기통 엔진의 특징인 여유로운 저소음은 그대로 유지된 채 무리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2500㏄급의 각종 편의장치와 멋진 엔진 성능, 평범한 디자인을 모두 고려할 때 차 값 2400만원은 적당하다. 중형차 구입 고객들이 점점 젊어지고 있는 점에서 이 차의 매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 같다. 물론 경쟁차들의 아성도 쉽게 무너지진 않겠지만….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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