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스포츠세단 '보라'…아드리아海 바람처럼

  • 입력 2003년 2월 10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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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을 수입하는 고진모터임포트 직원은 시승차 보라(bora)를 건네주며 이 차가 스포츠 세단임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아드리아해(海)에 부는 건조하고 찬바람 ‘보라’의 이름을 딴 만큼 바람같이 달리기에 좋다는 말이었을까.

차 외관을 돌아보니 인기 모델 골프(해치백)를 세단형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넘어선 보라만의 특징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우선 차 정면 타원형 헤드램프는 골프보다 더욱 각져 있어 강한 이미지를 주었고 골프보다 227㎜ 더 길어지며 생긴 트렁크는 차 전체의 균형을 잘 잡아줬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국내 소형차의 외관에 비해 다소 밋밋한 것이 사실. 다만 앞선 도장기술로 선명한 차체 색상은 수입차답게 세련된 느낌을 준다.

실내의 계기반과 중앙 오디오·에어컨 조작장치, 문손잡이 등은 크롬으로 장식해 수입차를 살만한 소비자들의 고급스러운 취향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소형차여서 그런지 시트가 다소 딱딱하고 뒷좌석이 좁았다.

승차감을 확인하기 위해 첫 주행장소를 도로포장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잠수교로 정했다.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가장치(서스펜션)를 보다 부드럽게 조정해서 그런지 미끄럼방지턱 등을 통과할 때의 승차감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소형차의 필수조건인 신속함은 보라만한 차가 없을 듯하다.

서울 강남일대 도로를 달리자 2400rpm에서 발휘되는 최대토크가 시내 주행에 필요한 최상의 가속력을 제공했다. 판매가가 5000만원 이상 하는 경쟁 수입 스포츠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다만 운전석에서 느끼는 소음과 진동은 여성 운전자들에게 조금 신경이 쓰일 듯하다.

카탈로그에 써 있는 안전장치들은 국내 소형차에선 가격 때문에 쉽게 적용할 수 없는 것들이다. 고강도 차체로 사고 때 충격 에너지를 최대한 흡수하도록 했고 앞좌석의 4개 에어백, 그리고 첨단제동장치인 ABS(Anti-Lock Breaking System), 도난방지 시스템도 갖췄다. 보라는 △뛰어난 성능 △수입 소형차에 대한 국내 수요 증가 △3280만원의 가격 등에 힘입어 지난해 모두 83대(지난해 7월 국내 판매시작)가 팔렸다. 고진모터임포트측은 “지난해는 국내 수요만큼 차를 준비하지 못해 두 달 정도 차를 제대로 팔지 못했다”며 “올해는 본사로부터 넉넉히 차를 확보한 만큼 250대 이상 팔 것”이라고 밝혔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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