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차 캐딜락 맞아?”
몇 년 전 제너럴모터스(GM)가 자사의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 고객의 평균 나이를 조사해보니 60세로 나타났다. 비상이 걸렸다. GM이 ‘노인이 타는 차’라는 캐딜락 이미지를 깨뜨리기 위해 젊은층을 겨냥,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차가 CTS다.
외관에서 곡선은 찾아보기 힘들다. 주로 직선으로 이뤄진 각진 모습이 콘셉트카를 닮았다. 마치 손을 대면 베일 것처럼 날카롭다. 내부도 마찬가지. 최첨단 전투기 조종간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갑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
고속도로에서 실제로 주행을 해봤다. 치고 나가는 몸놀림이 경쾌했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강력한 가속 성능은 마치 미국차가 아닌 유럽차를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
또 차체가 다소 높은 데도 불구하고 고속 상태에서 코너링을 할 경우 기우뚱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차체 ‘꽁무니’가 잘 따라왔다. 독일에서도 난코스로 악명이 높은 뉘르부르크링에서 3년 동안 150만km를 달리며 다듬었다고 한다.
미리 브랜드를 알려주지 않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하면 독일차라는 답변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 주행 실력을 보면 ‘미국차가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GM의 설명자료에는 ‘정지상태→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7초로 돼 있다. 경쟁모델과 비교해 크게 빠지지는 않는 시간이다. 특히 등을 떠미는 듯한 후륜구동 특유의 움직임은 묘한 쾌감을 안겨줬다.
물론 CTS도 완벽한 것이 아니다. BMW나 벤츠의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CTS 가격은 604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경쟁 모델에 비해 2000만∼3000만원 정도 싸다. 6000만원대에 이만한 성능을 갖춘 자동차를 내놓은 것을 보면 캐딜락의 변신은 일단 합격점을 받아도 될 것 같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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