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투자 성공사례]3억투자 매달 380만원 수입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9시 11분



부산에 사는 오모씨는 중소기업 간부 출신. 2000년에 퇴직한 뒤 노후를 위해 투자 대상을 물색했다.

가진 돈은 퇴직금 3억원. 은행에 넣어봤자 이자가 매달 100만원도 안 됐다. 자영업을 한다는 것도 무리였다.

부동산이 낫다고 판단한 오씨는 작년 1월 경남 양산시 물금지구에 있는 단독주택지를 샀다. 인근에 부산대학교 제2캠퍼스와 지하철이 들어선다는 ‘재료’ 때문이었다.

상가와 원룸이 결합된 3층짜리 건물을 지었다. 지금은 매달 380만원이 넘는 수입을 얻고 있다.

▽이왕이면 점포 겸용 택지〓오씨가 산 땅은 점포 겸용 주택용지(65평).

단독주택지는 주거용 건물만 지을 수 있는 땅과 상가를 세울 수 있는 땅으로 나뉜다.

점포 겸용 택지는 주거 전용 택지보다 조금 비싸다. 하지만 장기 수익을 고려하면 더 낫다. 점포 임대료가 주택보다 훨씬 높다.

오씨가 양산시 도시설계지침을 살펴보니 점포 겸용 택지에 지을 수 있는 건축물 용도는 단독주택가 다가구주택은 물론 연면적의 40%까지 근린생활시설을 들일 수 있었다. 근린생활시설은 슈퍼마켓이나 일반음식점 세탁소 학원 등.

오씨는 주변에 아파트 5000가구와 단독주택 1000가구가 있어 상가를 지으면 임대는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물은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200%를 적용해 건평 111평에 3층으로 지었다. 1층은 상가, 2층은 다가구주택 2가구, 3층은 원룸 3실로 구성했다.

상가는 애견센터와 동물병원 용도로 꾸몄다. 일주일 만에 임차인을 구했다.

2, 3층 임차인은 인근 공단 종사자를 타깃으로 정했다.

▽낮은 건축비는 낮은 수익〓오씨가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은 건물의 몸값을 높이는 것. 주변에 비슷한 건물이 많아 세를 놓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외관은 밝고 산뜻한 색의 마감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건축비가 주변보다 평당 50만원가량 더 들었다.

건축비를 낮추면 우선은 득이 되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수가 많다. 단독주택일수록 벽에 금이 가거나 습기, 누수 등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임대용 건물은 주택 품질이 수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물 수리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투자 성적표〓땅값과 건축비 세금을 합친 투자비는 총 3억200만원.

수입은 매달 383만원이 생긴다. 1층 상가 보증금이 4000만원에 월세 185만원, 2층 다가구주택 보증금이 6100만원에 월 70만원, 3층은 보증금 6000만원에 월 75만원을 받고 있다.

투자비를 은행에 넣어 뒀다고 가정한다면 이자수익은 1년에 1208만원. 이를 수입에서 빼면 연간 순수익은 3396만원(수익률 연 11.2%)이다.

▽땅 고르는 요령〓오씨가 부동산 투자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건 건축과정에 세밀한 주의를 기울인 덕분이기도 하지만 우선은 땅을 보는 눈이 있었기 때문.

오씨가 작성한 ‘토지 평가표’에 따르면 좋은 땅의 첫째 조건은 ‘잘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왕이면 네모 반듯해야 하고 대지 앞 도로 폭이 10m 이상이어야 한다. 도로가 너무 좁으면 건물의 면적이 줄어들 수도 있다. 도로와 건물 간격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오씨는 90년대 중반 앞뒤로 길이 나 있는 땅을 샀지만 도로 폭이 너무 좁아 낭패를 봤다. 도로를 내주기 위해 건물 바닥면적을 줄였다.

법적 규제사항도 잘 살펴야 한다. 학교 인근은 정화구역으로 지정돼 점포 용도가 제한된다.

토지 경사도 등 물리적인 조건도 사전에 조사해 둬야 한다.

(도움말〓한국토지공사)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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