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매(또는 성공)의 상관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반론이 많았고 “가난한 부모는 어떻게 하라는 대안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첫 번째 반론에 대해 ‘변명’하자면 지난번 칼럼의 내용 가운데 소득수준과 매의 상관관계보다는 ‘매는 아이에게 좌절감을 주고 좌절은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어떤 독자가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가난했다”고 지적한 것처럼 가난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요.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이순형 교수는 “자존감은 성취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이라며 “자녀에게 매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자존감을 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자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은 아이가 ‘정상적’ 대화로는 알아듣지 못한다(또는 말로 하면 안 듣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인간으로 대접하지 않는 것이지요.
또 공격성은 강화되는 특성이 있어 한 번 공격성을 내보인 사람은 횟수가 반복될수록 그 정도를 더해가기 마련입니다. 자녀에 대한 매도 마찬가지여서 한 번 때리기 시작하면 매를 들지 않고는 훈육하기 어렵지요. 습관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는 쉽게 따라하기 때문에 부모의 행동, 심지어 말투나 표정까지도 닮아갑니다. 엄마의 말투에 짜증이 배어 있으면, 아빠가 자주 소리를 지르면 자녀는 사회에 나가 그대로 행동하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지적, 즉 가난한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해답도 같은 맥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인정하는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만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야단쳐야 하며 부모의 사랑이 전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이가 매의 의미를 알지도 못하는 데 손쉬운 방법으로 매를 선택한다든지 부모가 삶에서 느끼는 좌절감 때문에 매를 들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인생의 고비와 맞닥뜨릴 때 부모의 사랑만큼 든든한 ‘후원’은 없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 훌륭한 훈육수단이라는 생각입니다.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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