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부자만들기]어릴때 투자 눈뜨게 해야

  • 입력 2003년 4월 1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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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SK글로벌의 분식회계 때문에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습니다.

1999년 ‘대우채 사태’에 이어 또다시 증권사가 환매를 거부하자 “다시는 증권이나 투신을 쳐다보지도 않겠다”고 다짐한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시중자금도 투신에서 썰물처럼 빠져 은행으로 밀려들었지요. 3월 들어 20일까지 은행예금은 21조원 늘어난 반면 투신은 19조원 줄었습니다. 대부분이 ‘이자 몇 푼에 연연하는 것보다 원금을 지키는 게 최고’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은행예금이 정말로 ‘안전’할까요.

금융교육 전문가들은 “투자 위험 가운데 하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윳돈을 어디에 투자했건 수익률이 물가가 오르는 수준에 못 미친다면 투자 기간이 지날수록 손해를 보기 마련인데 투자가들은 이런 위험에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그동안 은행에 돈을 넣으면 물가가 올라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이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이런 위험에 둔감했습니다. 임계희 공인재무설계사(CFP)는 “미국에선 원금보장이라고 하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고도 돈의 가치가 유지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한국에선 명목 원금 확보를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한국사회도 저금리가 진행되면서 어떤 은행의 예금에 가입하건 이자로는 물가상승률을 보완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발간된 ‘금융에 눈뜬 아이로 키우기(Raise Financially Aware Kids)’의 저자 잭 조너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원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것이 바로 아이들에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합니다. 때로는 리스크를 안더라도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어릴 때부터 투자에 익숙해지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저축은 소중한 습관입니다.

‘머니트리 키우기’의 저자 로버트 앨런은 “투자의 첫 단추는 저축”이라며 “오늘 아낀 한 푼이 내일을 풍요롭게 만들 ‘머니트리(Money Tree)’의 ‘씨앗’”이라고 말합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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