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주인공들은 모두 “일하며 공부하고 공부하며 일한 것일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가정과 직장에 충실하면서 어려운 공부를 해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합격자 가운데 최고참인 김의진 LT채권전략팀장(41)은 “가장이자 부서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며 시간을 쪼개 공부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황광숙 크레딧리서치팀 선임(37)은 대학에 입학한 뒤 발길을 끊었던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에서 학원 동료들과 휴일 점심 도시락을 먹어가며 공부했다. 주말에 서울 남산시립도서관에서 공부했다는 정재현 크레딧리서치팀 전임(31)은 “시험이 있는 6월 초까지 시립도서관 주변을 배회하는 성인 남자 가운데 2%는 노숙자, 10%는 실업자, 나머지 상당수는 CFA를 준비하는 금융인이란 말이 있다”고 전했다.
김 팀장과 김상욱 운용지원팀 선임(34)은 토요일 오후 증시가 열리지 않아 한산한 회사에 나와 3년을 공부한 끝에 영광의 합격을 했다.
공부 스타일에 따라 학원에서 강의를 듣거나 독학 혹은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한 경우 등 목표는 같아도 길은 다양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매일 하는 회사에서의 업무내용이 시험내용과 큰 관련이 있어 비교적 수월했다”고 입을 모았다.
화공학과 출신으로 금융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응시한 정 선임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금융인이 된 만큼 더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선임은 “기업분석업무 능력을 국제적으로 공인받고 싶었는데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합격한 최병욱 해외투자팀 전임(33)을 포함해 이 회사에 CFA 출신은 모두 13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많은 금융회사들이 직원들의 CFA 응시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합격자들의 경비를 지원해 왔으며 합격한 뒤 포상휴가와 포상금을 전달했다.
회사측은 다음 연봉협상 때 CFA가 된 합격자들을 우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바로잡습니다]
최병욱 해외투자팀 전임은 일본 출장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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