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상에서 활약하는 캐릭터, 불쑥 나타나 캐릭터를 괴롭히는 몬스터, 모험을 떠나는 지도를 디자인하는 게 이들의 주 업무다.
그동안 두 사람이 디자인한 캐릭터는 게이머가 선택하는 흑기사 흑마법사 요정 마검사 등 캐릭터 네 개와 100여종의 몬스터, 게임의 배경이 되는 ‘월드’ 7개와 각 캐릭터가 사용하는 아이템 40여종.
캐릭터와 각종 게임 소품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상력을 충전한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 롤플레잉게임의 주요 시대적 배경이 되는 중세의 모습이 잘 표현된 영화를 보는 것은 필수. 이 밖에 만화책 소설책 가리지 않고 ‘중세’자가 들어가는 것은 닥치는 대로 섭렵한다.
그 다음 캐릭터들이 뛰어다닐 지도를 디자인하고, 지도의 분위기에 어울릴 것 같은 몬스터를 스케치한다. 실제로 투입되는 몬스터 보다 많은 수를 디자인한 뒤 동료들과 품평회를 열고 등장시킬 몬스터를 최종 결정한다.
‘포토샵’등 2D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캐릭터에 천연색을 입히고, ‘3D맥스’ 등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이들이 자유롭게 손발을 움직이고 뛰어다니도록 만든다.
이렇게 탄생한 지도와 캐릭터들은 마치 새 생명의 탄생을 알리듯, 홈페이지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대대적으로 공지된다.
이씨는 대전 한밭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송씨는 동서울대 건축과 출신. 젊은 게이머들의 정서를 꿰뚫어보는 톡톡 튀는 감각과 능수능란한 그래픽 소프트웨어 사용능력, 디자인에 대한 튼튼한 기초 지식을 무기로 회사의 ‘얼굴’을 단 둘이 관리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사용자의 요구가 즉시 반영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진다. 게임 내용을 개편하거나 새 캐릭터, 지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순식간에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이 회사 김남주 사장은 디자인도 분업화시키지 않고 이 두 사람에게 모든 과정을 맡기고 있다.
이씨는 “게임을 좋아하는 데다 전공도 살릴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라면서도 “때로는 막중한 책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씨는 “온라인 게임을 작동시키기 위해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기계와 씨름하지만 사용자들이 보는 것은 그래픽이 전부”라며 “최전방에서 소비자와 만나며 일하며 느끼는 보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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