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분석실장(44)에게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그는 하나만 해내기도 벅찬 증권사 경제분석가(이코노미스트)와 투자전략가(스트래티지스트)라는 두 개 타이틀을 모두 갖고 있다.
경제분석가는 경제 지표를 근거로 경기 흐름을 분석하고 투자자들에게 전망을 제시하는 직업. 유가와 수출입 통계, 경기선행지수 등 따져봐야 하는 국내외 지표만 수백가지에 이른다. 투자전략가는 이를 근거로 주식, 채권의 운용 비율이나 업종별 비율 등 세부적인 투자 전략을 짜는 역할이다.
“경제의 한 분야를 심층적으로 본다기보다 거시와 미시, 계량경제를 아우르는 큰 틀에서 흐름을 읽어내야 합니다. 또 이를 주가와 연계시켜 투자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어야 하죠.”
줄곧 경제분석가로만 활동해 온 그가 투자전략 업무까지 맡게 된 것은 2001년 4월. 증권가 전체가 ‘종합주가지수 2000’을 외치고 있을 때 “50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고수한 것을 계기로 이 분야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화려한 학력을 자랑하는 대부분의 경제분석가와는 달리 그는 중고등학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통과했다. 이후 서강대에서 받은 경제학 박사학위도 주경야독하면서 97년 만학(晩學)으로 따낸 것.
“집이 너무 가난해서 중학교를 못 다녔고 이후 함평농업고등학교에 들어갔는데 농사일이 너무 적성에 안 맞아서 1년6개월 만에 그만뒀어요. 대학 졸업증은 전남대 경제학과에서 장학금을 받아 간신히 따냈습니다.”
김 실장은 2001년부터 3년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 리스트에 오른 실력파. 올해 상반기에도 매경이코노미가 선정한 베스트 이코노미스트 1위와 스트래티지스트 3위를 각각 차지했다.
경제분석가가 되려면 선천적인 감각과 통찰력만큼이나 성실함이 요구된다고 김 실장은 강조했다. 그 자신도 상반기에만 100여 차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할 정도로 ‘발품’도 부지런히 팔고 다닌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