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의 경영지침은 4가지로 요약된다. △수익성 있는 성장을 이룰 것 △기술적 공헌을 통해 수익을 낼 것 △직원들의 인격을 존중할 것 △회사의 성공을 직원과 공유할 것.
휴렛과 팩커드는 회사의 비전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했고, 직원들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꿈을 이루었다. 1940년대 당시로서는 생소한 ‘생산 보너스제’를 도입, 경비원부터 사장까지 똑같은 비율로 보너스를 지급했으며 파격적인 의료보험 혜택도 제공했다.
1950년대 회사가 기업을 공개했을 때 HP는 6개월 이상 근무한 모든 직원들에게 주식을 배당했다. 회사 전체 주식의 25%로 스톡옵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무리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도 사업기간이 짧아 일이 끝난 뒤 직원을 해고해야 한다면 그 사업을 포기했다. 불황에 직면했을 때는 10% 감원이 아닌 10%의 감봉을 선택, ‘비전을 공유하며 끝까지 함께 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국내의 인터넷 게임업체 넷마블(www.netmarble.net)은 이달 중 직원 120명에게 연봉의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대주주인 플레너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50억원을 초과 달성할 경우 방준혁 사장에게 32억원을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약속했고, 방 사장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함께 나눠 갖기로 약속했다. 방 사장은 이에 앞서 ‘회사와 직원, 그리고 비전은 하나’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초창기 멤버 6명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직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직원들은 이에 따라 전체 회사 주식의 10%를 소유하게 됐다. 넷마블은 지난해 순이익 158억원을 냈다.
웹디자이너 황지훈 주임은 “50여개의 군소 게임업체끼리 각축을 벌이던 2001년만 해도 스스로의 비전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으나 ‘회사’가 아닌 ‘우리’를 결성하려는 경영진의 노력에 결국은 ‘넘어갔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신현암 수석연구원은 “요즘의 근로자 지분 보유는 매매 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아니라, 직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토대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비전을 공유하는 주주로서 일을 할 때 생산성은 놀라울 정도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로자 주주’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명경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는 순간, 직원들은 ‘소액주주’로 변신해 제몫부터 챙기려 하고 자연히 회사의 경쟁력은 떨어지는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회사에 대한 신뢰상실은 노사분규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 및 수출 차질액, 근로손실일수 추이 | ||||
연도 | 건수 | 생산 (억원) | 수출 (억달러) | 근로손실일수(1000일) |
1998 | 129 | 16,363 | 8.25 | 1,452 |
1999 | 198 | 18,908 | 7.71 | 1,366 |
2000 | 250 | 16,357 | 6.36 | 1,893 |
2001 | 235 | 21,269 | 7.67 | 1,083 |
2002 | 322 | 17,177 | 6.08 | 1,580 |
자료:산업자원부,노동부 |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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