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신입사원 연수프로그램에는 봉사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체험’ 과정이 거의 필수항목처럼 돼 있다.
중견기업인 한국도자기는 지역봉사 활동을 통해 효도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지역 노인정과 자매결연을 해 후원금을 전달하고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사원들은 동호회를 결성해 독거노인들을 돕고 있다. 회사측은 “지역사회와의 화합은 가족 같은 직장 분위기나 안정적인 노사관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 같은 지역 밀착형 활동이 결국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걸 오랜 경험을 통해 배웠다.
미국 시스코 시스템스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 회사는 지역사회단체와 학교 등에 장비를 무료로 기부했다. 그러나 장비를 제공받은 업체들이 사용 경험이 없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는 시스코측에도 추가비용 부담이 됐다.
시스코측은 장비 기부뿐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시켰다.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학교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시스코 장비에 대한 훈련을 시켰다. 결과적으로 지역 청소년과 주민들 사이에서 시스코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높아졌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멋진 비즈니스’의 공동저자 스티브 힐튼과 자일스 기번스는 이를 ‘사회마케팅’이라고 이름 붙였다. “기업이 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면 결과적으로 상업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봉사=장기적인 투자’라는 등식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할인점들의 지역공략 전략에서 특히 잘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고객들이 모아오는 영수증에 대해 보상해주는 금액의 일부를 지역단체에 기부하는 ‘지역단체 마일리지’를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계 까르푸는 지역의 복지시설에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 시장을 상대로 할 때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상품을 팔려면 먼저 그 지역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 SK가 ‘중국판 장학퀴즈’인 ‘좡위안방(壯元榜)’을 후원하고 있는 것이나 삼성전자가 사회봉사단을 통해 미얀마, 방글라데시의 농촌에 학교를 지어주는 건 ‘봉사이자 투자’다.
“주주와 고객은 물론 지역사회에 기여할 때만이 사랑받는 기업이 될 뿐 아니라 그것이 곧 기업의 경쟁력”(코오롱 이웅열 회장)인 것이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