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환경 문제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대응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환경 경영 문제가 21세기 기업 경영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기업의 신뢰성에 치명상을 입는 것은 물론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핀란드의 노키아가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업체에 대해 물질환경정보(LCI)를 요구하는 것이나 일본 소니가 전 세계 부품업체에 대한 환경 감사를 강화하는 것은 서막에 불과하다.
특히 유럽 시장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와 전자업계에 커다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의 전자전기장비 폐기물 처리 법안(WEEE·Was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이 대표적인 경우. 국내 전자업체들은 2006년 이후 제품의 폐기물 회수와 처리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 현재 유럽으로 수출하는 국내 가전제품의 70%가 적용 대상이다.
소비자가 다 쓰고 난 제품을 생산자가 처리해야 하면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가격 경쟁력이 악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전사들이 공동으로 현지에서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채널을 구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기업 가운데 환경 문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도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1월 스웨덴 환경라벨인증기관(SIS)이 주는 환경마크(Type I)를 획득했다.
Type I은 제3의 기관이 해당 기업의 제품에 대해 환경 안전성을 인정해주는 마크. 당시 타이어 관련 국제회의에서 SIS측은 금호의 인증 사실을 밝혔고 이 내용은 유럽 내 37개 매체에 실렸다. 이후 금호타이어에 대한 유럽인들의 신뢰도가 급상승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1984년 이후 20년째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환경 경영 문제를 처음으로 이슈화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유한킴벌리는 ‘나무 심기’나 ‘숲 가꾸기’에 그치지 않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환경 경영을 활용하고 있다. ‘환경설계 청정기술 생산 방식’을 도입, 자원 절약을 통해 원가를 줄이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환경컨설팅업체인 에코프론티어의 정해봉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 환경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남들이 갖지 못하는 나만의 새로운 경쟁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커다란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환경 규제와 국내 산업계 영향 | ||
시행연도 | 주요 환경 규제 | 국내 영향 |
2003년 7월 | -자동차 생산자 재활용 책임 의무화 (ELV·End-of-Life Vehicle) | -자동차 업계, 재활용 및 폐차 수거 의무에 따른 추가 비용(대당 147∼210달러) |
2006년 7월 | -유해 물질 사용 제한(RoHS· Restricting the Use of Hazardous Substance) | -전기·전자업계, VCR 1개 품목 개량에만 1조원 추가 비용 예상-중소부품업체 대규모 수출피해 |
2006∼2008년 | -전기 및 전자제품 재활용 의무화 (WEEE·Was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 -전기·전자업계, 회수 및 재활용 채널 구축 비용 상승 |
자료:에코프론티어 |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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