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경제정책 리더들]<6>건설교통부 주요 간부

  • 입력 2003년 4월 16일 17시 44분



《건설교통부가 맡고 있는 분야는 ‘하늘부터 지하까지’다. 지하철에서 철도 도로 자동차 주택 도시 댐 홍수 항공이 모두 포함된다. 그만큼 예산이나 인원 규모도 엄청나다. 올 예산이 15조9000여억원으로 전체 정부예산 111조5000억원의 14%를 넘어 교육인적자원부 국방부 다음으로 많다. 인원도 3월 말 현재 700명으로 행정자치부(776명)에 이어 두번째다. 예산과 인원 모두 경제부처 중에서는 단연 선두다. 이처럼 다채로운 ‘업역(業域)’과 막대한 예산 규모 때문에 ‘자이언트 부처’란 별명을 갖고 있다.》

▽‘자이언트’를 이끄는 조련사들=건교부를 이끄는 1급은 모두 5명. 각기 맡은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김일중(金一中) 차관보는 건설기술 전문 테크노크라트다. 사무관 생활만 16년을 했을 정도로 초기에는 승진이 늦었다. 하지만 도로국장으로 임명된 뒤 승승장구하기 시작, 중토위 상임위원, 수송정책실장, 차관보로 자리를 옮겨가며 1급으로 ‘장수(長壽)’하고 있다. 엔지니어답게 솔직담백하고 소탈하다. 도로국 수자원국 기술안전국 광역교통정책실 등을 맡고 있다.

장동규(蔣東奎) 기획관리실장은 육군사관학교 28기 출신. 이른바 ‘유신 사무관’으로 1978년 특채됐다. 수송심의관 주택도시국장 국토정책국장 등 건설과 교통 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자기표현을 가급적 아끼는 성격. 강창구(姜昌求)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장이 바둑 친구다. 기획관리실과 국토정책국 업무를 지휘한다.

정수일(丁守日) 수송정책실장은 69년 5급 을(현재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한 뒤 1급까지 올랐다. 옛 교통부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건설부와 교통부가 합쳐지면서 건설 분야 업무도 많이 맡았다. 지난해 1급으로 승진할 때 임인택(林寅澤) 당시 건교부 장관의 순천고 후배라는 학연(學緣)이 배려됐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교통분야 업무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이춘희(李春熙)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은 두뇌 회전과 추진력이 돋보여 최재덕(崔在德) 차관의 뒤를 잇는 ‘건교부 에이스’. 주택도시국장 건설경제국장 공보관 고속철도기획단장 등 국장급 요직을 두루 거쳤다. 행정수도 이전작업을 진두지휘하는 행정수도지원단장으로 내정된 상태. 분양가 자율화를 주도하는 등 시장경제의 자율기능을 강조한다.

함대영(咸大榮) 항공안전관리본부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항공행정 전문가. 대한항공 괌 사고 당시 정부조사단장으로 파견돼 괌 공항시설의 미비점을 찾아내 미국 연방항공청에도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최신 가요 배우기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로맨티스트’다.

▽건설 분야 주요 국장=류윤호(柳潤浩) 토지국장은 국토 지리 전산화에 관심이 많다. 학자풍 외모에 걸맞게 맡은 업무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다. ‘청계산 다람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등산을 즐긴다.

강교식(姜敎軾) 국토정책국장은 아이디어가 많아 ‘꾀돌이’로 불린다. 관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했으나 건설부로 자리를 옮긴 뒤 주택과 토지 관련 업무를 두루 거쳤다. 건교부의 주당(酒黨) 가운데 한 명.

정창수(鄭昌洙) 주택도시국장과 서종대(徐鍾大) 도시건축심의관은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발탁 인사 바람의 최대 수혜자다. 두 사람 모두 부하 과장들보다 행시 기수 후배다. 정 국장은 업무를 꼼꼼히 챙기는 편으로 대통령비서실 근무를 2번이나 했다. ‘기획통’으로 꼽히는 서 심의관은 아이디어가 많고 대외 교섭력이 뛰어나다.

박성표(朴聖杓) 건설경제국장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 ‘마라톤 마니아’로 건교부 마라톤동우회인 ‘달림이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오연천(吳然天)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이 친구.

김창세(金昌世) 수자원국장은 수자원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파견 근무 때 아시아지역 상수도 개발업무에도 관여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고석구(高錫九) 사장과 서울대 공대 동기동창. 가장 유력한 1급 승진 후보로 꼽힌다.

황해성(黃海成) 기술안전국장은 건교부에서도 그리 많지 않은 건설기술 전문가. 기술직 관료지만 친화력이 돋보인다. 8남매 가운데 4명이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거나 공직과 인연을 갖고 있다.

최연충(崔然忠) 공보관은 대통령직인수위에 파견돼 행정수도 이전, 국토균형 발전 등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했다. 국토행정 관련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송용찬(宋龍贊) 감사관은 도시개발 전문가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작업을 실무적으로 주도했다. 제주 출신으로 북제주군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 ‘한림공원’의 소유주가 부친이다.

▽교통 분야 주요 국장=손봉균(孫奉均) 수송물류심의관은 건설 교통 양쪽을 두루 꿰고 있는 드문 케이스. 교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도시건축심의관 토지국장 등 건설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세호(金世浩) 철도청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양성호(梁成鎬) 육상교통국장은 교통 물류 전문가로 추진력을 인정받고 있다. 구수한 호남사투리를 섞은 말솜씨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도 뛰어나 남북 경협 등 어려운 협상 테이블에 자주 나간다. 소설가 양귀자(梁貴子)씨의 친오빠.

남인희(南仁熙) 도로국장은 도로 분야의 ‘맏형’으로 불린다. 도로 및 공항기술사, 교통기술사, 토목품질시험기술사 등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테니스 실력이 수준급으로 건교부 테니스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강영일(姜英一) 항공정책심의관은 당초 육상교통 전문에서 항공정책과장 국제항공협력관 등을 거치면서 항공 정책 전문가로 변신했다.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 교회 성가대장으로 활동하는 준(準) 성악가 수준의 노래 실력을 자랑한다.

신동춘(申東春) 고속철도건설기획단장은 행정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 사무관 시절 통역업무를 도맡기도 했다. 서구적인 외모에 ‘만능 스포츠맨’이다.

송도근(宋道根) 교통관리국장은 비고시 출신이지만 주요 보직을 다수 거쳤다. ‘마당발’로 통한다. 적절한 인용을 붙인 설명으로 상대방의 이해를 돕는 화법에 능해 ‘비유 화법의 대가’로 불린다.

이영근(李靈根) 교통시설국장은 해운항만청에서 공직을 시작, 교통부에서 항공업무를 주로 맡았다. 건교부 출범 이후에는 건설안전분야 업무를 많이 맡았다. 서울대에서 건축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론가.

이우종(李宇鍾) 관제통신기획관은 항공사고 전문가. 항공대 정비학과 출신으로 대한항공기 사고 때부터 항공사고에 관여하면서 크고 작은 항공사고 조사의 대부분을 직접 다뤘다.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장로를 맡고 있다.

심혁윤(沈爀倫) 공항시설국장은 인천국제공항을 포함, 다수의 지방공항 건설을 주도한 공항건설 전문가다.

김종국(金宗國) 운항기술국장은 원칙과 자기 일에 충실하다는 평을 듣는다.특별취재팀

건설교통부 1급 이하 주요 간부
직급이름현직연령출신지역출신학교공직입문
1급김일중차관보56전북 익산남성고, 서울대 토목공학과기시10회
장동규기획관리실장55경남 밀양세종고, 육사 28기특채78년
정수일수송정책실장54전남 고흥순천고, 광주대 행정학과일반승진
이춘희중토위 상임위원48전북 고창광주일고, 고려대 행정학과행시21회
함대영항공안전관리본부장51서울경복고,영국 웨스트민스트대행시22회
국장류윤호토지국장51경남 진주진주고, 부산대 행정학과행시21회
강교식국토정책국장51서울용산고, 고려대 경제학과행시22회
정창수주택도시국장46강원 강릉서울고, 성균관대 행정학과행시23회
손봉균수송물류심의관50대구경북고, 서울대 법학과행시19회
양성호육상교통국장51전북 부안전주고, 전북대 경영학과행시22회
남인희도로국장51경남 진주경남고, 서울대 토목공학과기시13회
김창세수자원국장53경남 사천서울고, 서울대 토목공학과기시 6회
박성표건설경제국장51경남 밀양경남고, 서울대 지리학과행시17회
황해성기술안전국장50전북 전주전주고, 연세대 토목공학과기시12회
서종대도시건축심의관43전남 여천순천고, 한양대 경제학과행시25회
강영일항공정책심의관47전북 익산용산고,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행시23회
신동춘고속철도건설기획단장48강원 춘천춘천고, 건국대 행정학과행시21회
송도근교통관리국장56경남 사천사천농고, 방송대 행정학과일반승진
이영근교통시설국장49인천경복고, 서울대 건축학과기시13회
이우종관제통신기획관56경기 양평경기공고, 항공대 정비학과일반승진
심혁윤공항시설국장50경기 양주대광고, 서울대 토목공학과기시15회
김종국운항기술국장55인천송산고, 해사 27기특채79년
최연충공보관46경남 마산마산고, 성균관대 행정학과행시22회
송용찬감사관51제주오현고, 성균관대 법학과행시22회
최영철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54전남 담양광주일고, 서울대토목공학과기시12회
유승화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53경남 거제통영고, 육사 29기특채79년
이성권서울지방항공청장51전북 정읍대광고, 연세대 경영학과행시23회
이영식부산지방항공청장53경북 성주경북사대부고, 육사29기특채79년
과장정덕모총무과장51경북 상주철도고, 방송대 행정학과일반승진
강팔문주택정책과장47전북 익산남성고, 연세대 행정학과행시22회
한만희건설경제과장47대전대전고, 연세대 경영학과행시23회
김경수기술정책과장48서울중앙고, 서울대 토목공학과기시13회
장만석도로정책과장49경북 예천서울공고, 연세대토목공학과기시16회
노재화수자원정책과장47서울용산고, 서울대 농공학과기시14회
김광재수송물류정책과장47대구대구고, 영남대 경제학과행시24회
유한준항공정책과장46서울경동고, 연세대 행정학과행시26회
홍순만육상교통기획과장47충남 연기양정고, 연세대 국문학과행시23회
최찬수고속철도과장52강원 강릉명륜고, 방송대 경영학과일반승진
권경수교통기획과장55경남 창원광운공고, 방송대 행정학과일반승진
이명노감사담당관47전북 진안전주고, 성균관대 경제학과행시24회
행시는 행정고시, 기시는 기술고시, 일반승진은 7급 또는 9급 출신, 특채는 사관학교 출신. 자료:건설교통부

▼건교부 연혁과 구성원 ▼

건설교통부는 1994년 12월 건설부와 교통부가 통합되면서 탄생했다. ‘작은 정부’를 계획했던 김영삼(金泳三)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재정경제원, 산업자원부 등과 함께 출범한 것.

인적 구성은 행정고시, 기술고시, 비(非)고시, 사관학교 특채자 등 중앙 부처 치고는 다양하다. 인사기록부에 실린 실·국장 전원과 본부 보직 과장을 전부 합친 104명 가운데 고시(행정·기술) 출신이 72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유신 사무관’으로 불리는 사관학교 출신이 19명, 비고시 출신이 13명이다. 지역분포도 다양하지만 1급 관료 5명 가운데는 3명이 호남 출신으로 절반을 넘는다.

건교부 출범 이후 최종찬(崔鍾璨) 현 장관까지 모두 11명의 장관 가운데 내부 승진이 한 명도 없어 눈길을 끈다. 역대 장관은 정치인 3명, 국세청장 출신 3명, 토지공사 사장 출신 2명이고 나머지 3명은 다른 경제부처 출신 관료였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에는 무려 7명의 장관이 거쳐 갔고 특히 2001년에는 한 해 동안 무려 4명이나 교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만큼 부처 기능과 규모에 비해서는 ‘대접’을 못 받은 셈이다.

‘통합 부처’인 건교부의 최대 현안은 건설과 교통 분야의 화학적 융합이다. 이를 위해 인사 교류도 활발하게 추진했고 업역(業域) 조정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두 분야의 ‘화학적 통합’은 ‘2% 정도 부족하다’는 게 중평이다.

건교부의 또 다른 숙제는 기술직에 대한 배려 부족. 국장급 이상 간부 43명 가운데 고시 출신이 28명이고, 이 가운데 40% 정도인 11명이 기술고시 출신이다. 그런데도 1급 5명 가운데 기시 출신은 1명에 불과하다.

점점 거세지고 있는 환경 보전 요구도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이다. 현재 건교부가 추진하는 국책 과제 가운데 상당수가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 부닥쳐 중단됐거나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건교부는 현재 대대적인 조직 변화를 준비 중이다. 최 장관은 수요가 많은 곳이라면 조직을 늘려 서비스를 공급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주택문제를 전담하는 주택도시국이 확대 개편되고 안전관리 분야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2003 경제정책 리더들 취재팀 ▼

▽팀장〓권순활 경제부 차장

▽팀원〓황재성 고기정 김동원 김광현 구자룡 천광암 공종식

송진흡 이은우 기자(이상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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