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경제이야기]美 일자리 63만개 늘었나

  • 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48분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 시작된 미국에서 7월 노동관련 통계 2종류가 눈길을 끈다.

가구조사(Household Survey) 통계로는 7월중 62만9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이 정도면 상당히 좋은 성적표다. 반면 사업체조사(Establishment Survey) 통계로는 일자리 증가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3만2000개에 불과했다.

둘 다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것인데,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가구조사 통계는 전국의 6만명을 대상으로 가족 구성원의 고용여부를 물어 집계한 것이고 사업체조사 통계는 전국 16만명의 고용주를 대상으로 몇 명을 고용하고 있는지를 조사해 작성되기 때문.

예를 들어 어떤 학교의 고용인이 여름방학에 쉬면서 봉급을 받지 못하면 그는 사업체조사 통계엔 고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오지만 가구조사 통계에선 일자리가 있는 사람으로 처리된다. 또 사업체조사에서는 잡히지 않는 자영업주나 농업노동자도 가구조사 통계에는 포함된다. 한 사람이 두개의 일자리를 가진 ‘투 잡’은 가구조사에선 하나로, 사업체조사에선 두개로 처리된다.

이런 차이 때문에 통계의 결론이 영 다르다. 가구조사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뒤 지금까지 일자리가 190만개(1.4%) 증가했다. 사업체조사로는 일자리가 110만개(0.8%) 감소했다. 두 통계는 과거엔 비슷한 경향을 보이기도 했으나 부시 정부가 들어선 2002년 이후엔 가는 방향이 크게 달라졌다.

미국 대선전의 핵심 쟁점 중의 하나가 경제, 그중에서도 고용이다. 고용 통계가 발표되면 공화-민주 양 진영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찾아내느라 바쁘다.

공화당은 가구조사 통계를 더 좋아하고 민주당은 사업체조사 통계를 선호한다. 사업체조사 통계로 고용통계 성적이 좋은 7명의 역대 대통령 중 민주당은 6명, 공화당은 1명이었다. 성적이 나쁜 7명은 모두 공화당이었다. 가구조사 고용증가율은 민주당 정권시절이 평균 6.7%, 공화당 정권시절은 평균 4.8%였다. 사업체조사 고용증가율은 민주당이 10.1%, 공화당이 4.0%로 차이가 커진다.

홍권희 뉴욕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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