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탐방]도곡지구-수익성 안개속…섣부른 투자 금물

  • 입력 2004년 5월 2일 17시 32분


도곡지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대치동 일대로 강남권에서 가장 값비싼 아파트들이 포진해있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재건축되는 아파트단지는 △도곡주공 1, 2차 △영동 1, 2 ,3차 △개나리 1, 2, 3차 △신도곡 단지 등이다.

이 가운데 아직 분양되지 않은 단지는 도곡 주공 2차와 신도곡 단지다.

이 지역 재건축사업이 완료되는 2006년 말경에는 이 일대가 재건축 아파트만 8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고급 아파트 지역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도곡지구는 교통이나 편의시설이 뛰어나고 특히 인근에 이른바 명문학교들이 많으며 유명 사설 학원들이 밀집해 있어 교육여건도 상당히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반분양 및 시세 동향=도곡 주공2차의 일반분양이 5월 또는 7월에 실시될 예정이다. 23평형 155가구(150가구로 조정될 수도 있음), 32∼33평형 8가구가 청약을 통해 분양된다. 분양가는 평당 195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도곡주공 1차 일반분양에서 26평형 249가구에 9만111명, 43평형 2가구에는 무려 9590명이 몰렸다.

시공과 분양을 맡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측은 이변이 없는 한 주공 2차도 1차 때와 비슷한 청약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공 2차의 조합원 지분(모두 13평형)은 현재 8억8000만원 수준. 원래 매도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최근 주택거래신고제의 영향으로 거래는 거의 끊긴 상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올해 6월 4일 동호수 추첨이 이뤄져 몇 평짜리로 갈지가 정해지면 거래가 다소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도곡동 대치동 인근 아파트의 최근 시세를 보면 33평형이 7억5000만원을 넘고, 23평형도 6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신세계공인의 김재돈 사장은 “원래 이 지역 아파트에는 실제 입주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아 팔려고 내놓은 매물도 많지 않았다”면서 “신고제 실시로 더욱 거래가 실종됐고 호가도 좀 떨어졌다”고 말했다.

▽수익성 분석=이미 일반분양이 끝난 도곡 주공1차의 경우 △33평형은 7억3000만∼8억3000만원 △43평형은 10억∼13억원 △50평형은 13억∼16억원 수준이다. 주공 2차는 1차에 비해 단지 규모가 작은 게 단점으로 꼽히지만 반면 전철이 가까운 등 장점도 있어 비슷한 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공 2차 조합원 지분은 현재 8억8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현재 조합원 지분을 산다고 해서 40평형대를 분양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투자가치를 보고 지분을 샀다가 33평형에 당첨되면 주변 인근 시세와 비교할 때 오히려 손해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40평형대에서도 저층을 배당받으면 수익이 없을 수도 있다. 다만 대형 평형 가운데 좋은 층을 배정받으면 다소 높은 시세차익을 남길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로열층과 비(非)로열층의 가격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조합원 동호수 추첨결과에 따라서 입주 때까지 상당한 수익률 차이가 날 수 있다.

특히 투자목적으로 사고자 한다면 최근 재산세, 양도세, 취득· 등록세 등이 대폭 오른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이나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이 지역 아파트는 투자목적보다는 주변 여건이 마음에 들어 입주해 살겠다는 실수요자들이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변수 및 전망=정부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개발이익환수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도곡지구 재건축은 이미 분양을 끝냈거나 거의 최종단계인 관리처분까지 마친 상태여서 정부가 어떤 내용의 개발이익환수제를 도입해도 적용받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또 도곡지구는 압구정동에 이어 가장 각광받는 고급 아파트단지로 자리매김하는 추세여서 부유층의 수요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공급이 한정된 상황에서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분석이다.

반면 강남 집값만은 하향 안정세로 돌리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경해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은 더 이상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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